연체율 상승, 수익성 악화로 소형 대부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이제는 중견 대부업체들까지 매물로 나오고 있다. 대부업계에서는 대부업체 수가 줄어들면 풍선효과로 음성 사채시장 확대, 대출 사기 급증 등 우려스러운 상황이 닥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친애저축은행 대주주 J트러스트는 최근 추가 대부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친애 인수 전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를 갖고 있었는데 네오의 자회사로 600억원 상당의 베르넷크레디트대부를 사들이려는 것이다.
리드코프도 총자산 794억원 상당의 앤알캐피탈대부를 2011년 11월 인수했고 지난해 6월 앤알캐피탈을 통해 아이루리아대부(총자산 360억원 규모)를 인수했다.
이 밖에 마리모대부가 헬로우크레디트대부에 채권을 매각하는 등 중견 대부업체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부업계는 중견 대부업체의 지각 변동의 원인을 2011년 시행된 대부업 상한금리(연 39%) 제한이 가져온 수익성 악화로 분석했다.
상한금리 제한은 소형 대부업체들의 '몰락'을 도래하게 한 원인이었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10월 말 대부업 등록업체는 9,516개로 지난해 12월 말(1만1,196개)에 비해 15% 감소했다.
전업중개사는 지난해 말 1,880개에서 1,485개로 21% 줄었고 겸업사 또한 1,191개에서 957개로 19.6%나 감소했다. 전업 대부업체는 지난해 말 8,125개에 비해 12.9% 줄어든 7,074개다.
대부업계는 소형뿐만 아니라 중형 대부업체까지 매물로 나오는 현실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경고한다. 대부업체 감소가 불법 사채시장 활성화, 보이스피싱, 대출 사기 급증 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선 대부금융협회 사무국장은 "소형 대부업체부터 중형 대부업체까지 지난해에 비해 올해 2,000여개가 줄었는데 이들 대부업체가 다 어디로 갔겠나"면서 "불법 사채시장 확대, 보이스피싱, 대출 사기가 급증하는 것도 대부업체 감소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이자율 위반, 불법 채권 추심 등 피해 신고 자체는 줄어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폐업한 업자들이 음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우려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