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때이른 한파까지 겹쳐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이지만 기업들의 기부 마케팅이 한파를 녹여주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새로운 경영 방식으로 부각되면서 '기부'가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는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데에서 나아가 통 큰 전액 기부가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소비가 줄자 소비를 통해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기부로까지 이어지는 사회공헌 이벤트가 선순환적인 기업 생태계 구축에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의 나눔 캠페인이 활발하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은 올해 처음으로 기업 또는 개인의 기부금으로 만들어지는 5m 크기의 대형 과자 집 '진저브레드 사우스'를 설치했다. 해당 벽돌 모양 브레드와 비행기 모형에 기업 로고나 개인 사진, 이름 등을 올릴 때마다 10만원씩 기부되며 수익금 전액은 서울대 어린이병원의 환우와 불우 이웃에게 쓰여진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오는 20일 열리는 소프라노 신영옥 디너쇼(참가비 22만원)의 수익금 전액을 사단법인 GIC(Global Image Care)를 통해 아이티 어린이들의 심장병 수술비용에 내놓는다. 내년 1월13일까지 호텔 로비에서 자선 열차를 운행하는 밀레니엄 서울 힐튼은 열차 운행 기업 후원금과 관람객을 상대로 모인 모금액 전액을 고아원, 사회복지 기관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예스24 역시 포인트를 기부하거나 굿네이버스가 제작한 희망트리 크리스마스 카드를 5,000원에 구입하면 해당 수익금 전액이 굿네이버스를 통해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희망학교 지원 사업에 쓰인다.
애경은 독특한 방식으로 자선 캠페인을 벌인다. 오는 24일 솔로들을 위한 이벤트 '솔로대첩'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에서 애경이 준비한 '세제팔이 소녀'에게 애경 주방세제 '순샘 선물세트'를 받기만 하면 받은 수량만큼 불우 이웃에게 동일 제품으로 기부가 된다. 대형마트에서도 세제팔이 소녀의 매대가 있는 곳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구매 제품과 동일한 제품이 불우 이웃에게 전달된다.
GS샵도 지난 30일 신생아 살리기 모자뜨기 패키지 제품을 기부 방송으로 판매했다. 하나에 3만3,000원 짜리 키트가 30분 동안 1,400 세트가 팔려 모인 4,620만원 전액을 저체온증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영유아들에게 보낸다.
홈&쇼핑은 아예 매월 첫째 주 월요일을 '홈&러브 나눔데이'로 지정하고 그날의 모든 수익금을 사회공헌 기금으로 적립해 중소기업지원, 저소득층 및 결식아동 지원, 환경캠페인, 불인ㆍ난임 부부 지원 등에 쾌척하고 있다.
수입 메이크업 브랜드 '맥'은 판매액 전액을 국내 에이즈 감염 예방 교육에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비바글램 립제품' 세트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조성된 모금액 8억원을 청소년 성교육용 버스 제작에 내놓았다.
이탈리아 브랜드 에트로는 럭셔리 브랜드로서는 유일하게 기부 카드를 만들고 고객들의 구입으로 모인 수익금 전액을 자선단체와 불우이웃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