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점거농성으로 홍역을 앓아온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이 11일 만에 정상 가동된다.
특히 기아차 노조가 이번 비정규직의 화성공장 점거농성 사태를 주체적으로 해결해 그동안 갈등과 마찰ㆍ파업으로 점철됐던 거대 사업장 노동운동에 새로운 변화가 기대된다.
또 임금ㆍ단체협상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노조도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미룬 채 교섭에 참여하겠다고 밝혀 노동운동의 주요 사업장인 현대차 및 기아차에 노사화합과 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2일 기아차 측은 “기아차 노조가 직접 나서 화성공장 도장라인을 점거하고 있던 협력업체(도급사) 직원들을 설득했다”며 “지난 1일 0시부로 화성공장 도급사 직원들의 점거농성 사태가 해결됨에 따라 3일부터 모든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 간 노노(노노) 갈등 양상까지 빚어졌던 기아차 화성공장 점거농성 사태는 11일 만에 정상화됐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이해관계자가 복잡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으나 기아차 (정규직) 노조가 ‘우리 회사는 우리가 살려야 한다’는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해법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는 8월28일부터 협력업체 노조의 점거농성 중단을 촉구한 데 이어 31일에는 노조 집행부 전원이 농성현장을 찾아 불법점거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농성 해제를 강력히 요구했다.
현대차 노사 역시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사상 처음으로 파업 찬반투표 결과 가결이 결정됐음에도 “4일과 5일에는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무파업을 위한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3일부터 열리는 노사 본교섭이 올 현대차 사태의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 3일 오후2시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여철 사장과 이상욱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 노조의 협상 결렬로 중단됐던 본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날 교섭에서 최대한 접점찾기를 시도한 뒤 여의치 않을 경우 4일과 5일에도 본교섭을 재개해 막판 대타협을 시도할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1일 전체 조합원 4만4,867명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62.75%의 찬성표를 얻어 파업안을 가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