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에 돌아온 '큰손'

이달들어 개인 10억원 이상 주문<br>지난달보다 하루 평균 두배 늘어

최근 증시에서 감지되는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큰손'의 복귀다. 지난해 자취를 감췄던 슈퍼 개미들이 올 들어 활동을 재개했다는 방증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낸 10억원 이상 대량주문은 하루 평균 8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개인들의 10억원 이상 대량주문 건수가 하루 평균 44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개인이 1만주 이상 주문을 낸 건수도 크게 늘었다. 개인이 1만주 이상 주문을 낸 건수는 지난 1월에만 해도 하루 평균 1만8,873건에 불과했으나 ▦2월 2만9,675건 ▦3월 2만8,825건에 이어 이달 들어서는 하루 평균 4만83건으로 늘었다. 1월과 비교하면 112.4%나 급증한 것이다. 개인이 전체 매매의 90%를 차지하는 코스닥시장에서는 대량매매 급증 추세가 더욱 확연하다.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증시에 칼바람이 몰아친 지난해 10월 이후 올 3월까지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10억원 이상 주문을 낸 대량매매는 하루 평균 10건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무려 43건으로 폭증했다. 1만주 이상 주문건수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가릴 것 없이 개인의 대량매매가 늘어나는 셈이다. 일반 개미들의 '쌈짓돈'뿐만 아니라 유동성 랠리 과정에서 한몫을 잡으려는 큰손들의 '뭉칫돈'까지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큰돈을 굴리려는 개인들은 소매채권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증권이 6일 선보인 1,100억원 규모의 A등급 회사채 5종의 경우 판매를 시작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모든 물량이 소진됐다. 현대증권은 당초 판매기간을 한달가량으로 잡았지만 예상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판매목표를 달성했다. 소매채권은 도매채권과 달리 증권사 영업창구를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개인들도 투자가 가능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종금ㆍ대우ㆍ삼성ㆍ우리 등 주요 10개 증권사의 올해 소매채권 누적 판매액은 이달 들어 8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지난해 10월 월간 판매액이 3,800억원이었으나 올해 1월 6,300억원, 2월 5,985억원, 3월 5,395억원을 기록했고 이달 들어서는 21일까지 누적 판매액이 3,500억원에 달했다. 대우증권 역시 지난해 12월에는 월간 판매액이 2,500억원이었으나 이달 들어서는 21일까지 이미 2,300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큰손들의 증시 복귀는 증권사 지점 창구나 PB센터 등에서도 포착된다. 주혁 한화증권 갤러리아PB지점 차장은 "3월까지는 사실상 테마주 주도 장세여서 자산가들의 투자는 별로 없었지만 최근에는 증시 상승 분위기가 대형주로 옮겨가면서 고액 자산가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했던 우량 고객들이 직접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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