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 여자골프 세계부대 주역 굳혔다

이들에 이어 박지은과 박희정이 내년 미국 LPGA 풀시드를 얻었고, 올해 고배를 마신 서아람, 이정연, 강수연 등도 미국무대에 다시 도전, 강력한 코리언 돌풍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15일 막을 내린 페이지넷 챔피언십을 끝으로 20세기 마지막 미국 LPGA투어가 마감된 가운데 박세리와 김미현은 각각 시즌 4승과 2승에 상금랭킹 3위와 9위를 기록했다. 톱 10진입은 각각 10회와 12회로 김미현이 앞선다. 38개 대회에서 모두 6승, 두 선수의 우승확률이 15.2%에 달하는 것이다. 펄신과 서지현도 올시즌 정규투어에서 뛰었지만 올시즌 정규투어 풀시드를 확보한 한국선수가 이들 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성과는 21세기 한국골프의 세계무대 정복을 예감케하는 대목이다. 펄신은 재미교포로 국적이 미국, 서지현은 올 시즌 풀시드를 확보하지 못해 대회때마다 예선을 거쳐 정규대회에 참가했다. 박세리와 김미현은 특히 투어 후반들면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김미현은 4월초까지, 박세리는 6월 중순까지 그야말로 「하위권 선수」였다. 김미현은 예선탈락이 이어지면서 「너무 성급하게 큰 물에 덤벼들었다」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다. 박세리도 당시 예선탈락에 10위안에는 한번도 들지 못해 「지난해 4승은 순전히 운이었다」는 비난이 일었다. 일본투어 군제컵 6위는 98 미국LPGA 신인왕의 체면을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기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10위권 진입은 김미현이 먼저였다. 4월 칙필A채리티에서 공동 9위, 이어 다음달 사라리 클래식과 필립스인비테이셔널에서 5위, 3위로 뛰어올라 주목받기 시작한 것. 이에 자극을 받은 듯 박세리도 분발, 6월 로체스터대회 공동 4위에 이어 그 다음주 숍라이트클래식으로 우승포문을 열었다. 바로 이어진 LPGA챔피언십 공동7위, 그리고 제이미파 크로거 클래식 2연패, 박세리는 「여전히 정상급선수」임을 입증했다. 김미현은 라운드를 더할수록 막판 몰아치기로 상위권에 입상하며 체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고 박세리도 페이지넷 1, 2라운드에서 보였던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드라이버와 퍼팅 불안을 잠재웠다. 이렇게 이들의 활약이 번갈아 이어지면서 국내에 골프열풍이 다시 불어왔다. 박세리가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시즌 3승째를 올린 것도 그랬지만 많은 국민의 「연민」을 자극했던 김미현이 2번이나 귀국직전 우승을 거둔 것은 특히 골프대중화 분위기에 불꽃을 지폈다. 김대중 대통령이 『서민들도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이 결정타가 돼 이제 전국 골프장에서는 「중년의 박세리」,「남자 김미현」을 자처하는 골퍼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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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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