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 시장의 글로벌 스탠더드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고안된 징벌적 조세규제가 외국 선진 부동산시장에서는 단순한 거래비용으로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높은 거래비용을 발생시키는 법적·제도적 문제점, 부동산 거래의 문화차이 등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 문제점은 우리 부동산시장에서의 가격결정 메커니즘이 선진 기준, 즉 글로벌 스탠더드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우리 기준은 단순히 과거 부동산을 매입했던 가격에 집착하는 「과거 지향적」이다. 하지만 선진 기준은 임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입과 이자율 등 향후 현금흐름을 감안한 내부수익률(IRR)을 근거로 부동산 가치를 결정하는 「미래 지향적」 방식이다. 이른바 수익환원법(INCOME APPROACH)이다. 이런 기준 차이가 최종협상이 결렬되는 결정적 배경이 되었다. 부동산시장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개방화·자유화를 통한 글로벌화는 자의든 타의든 급속히 진행중이다. 이는 모든 분야에서의 글로벌 스탠더드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아시아 금융위기는 결국 아시아적 스탠더드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패배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우리에게 글로벌 스탠더드는 더 이상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역류할 수 없는 생존의 문제이다. 양궁에서 늘 좋은 성적을 거두는 우리나라를 견제하기 위한 외국 선진국들의 입김에 따라 올림픽 등의 양궁 룰은 계속 바뀌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바뀐 룰에도 금방 적응하여 금메달을 또 거머쥐곤 했다. 과거 매입가격의 절대가치를 고집했던 우리 부동산시장의 「한국적 가치」를 단기간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것은 그리 쉬운 과제는 아니다. 그러나 양궁의 금메달이 상징하듯, 우리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적응만 하면 다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자부심을 잊지 말아야겠다. 정재룡 성업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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