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권정현의 게임이야기] 회원수 급증불구 질적향상 의문

고스톱ㆍ포커ㆍ바둑 등 보드게임 일색이었던 게임포털들이 스포츠ㆍ아케이드 등 새로운 장르의 게임들을 도입,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고 있다. 한게임이나 넷마블 같은 사이트에 항상 접속하는 회원(동시접속자)이 2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동시접속자 10만명을 헤아리는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의 지존 `리니지`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인기 급상승의 비결은 무엇보다 쉽게 배워서 즐길 수 있다는 점. 게임과 친숙하지 않은 여성과 노땅(?)층을 끌어들여 단기간에 회원수를 불릴 수 있었다. 아바타를 화려하게 꾸밀 수 있는 치장용 아이템들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 승률에 따라 차곡차곡 쌓이는 레벨 시스템은 MMORPG와 유사한 경쟁심리를 유발시켜 회원들의 충성도를 높여주었다. 최근에는 메이저 게임사들조차 자사 홈페이지를 이용, 게임포털로의 도약을 추진할 정도로 부인할 수 없는 대세다. 게임포털의 산업적인 공헌은 다양한 캐주얼 게임들의 개발열기를 불러일으켜 장르의 다양화를 가져왔다는 점. 소규모 인력과 자본으로 창업한 중소 게임사들에게는 인지도를 높이고 돈을 벌 수 있는 창구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포털이 국내 게임산업의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게임포털 시장 쟁탈전은 흔히 `베끼기 전쟁`으로까지 비화된다. 비슷비슷한 게임 메뉴로 인해 사이트별 색깔이 뚜렷하지 않아 게이머들을 실망시키기 일쑤다. 같은 사업모델로 인해 결국 시장 나눠먹기에 그치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진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포털은 예상외로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 이제 사이버머니나 아바타 판매 등 남들 다 추구하는 수익모델로 버티기에는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일단 게임포털들이 확보하고 있는 수백만의 회원수는 그 자체로 해당 업체에게 큰 재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펼쳐질 사업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제2의 도약을 노리는 게임포털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한게임과 넷마블은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배급)과 인터넷 쇼핑몰과의 연계를 완료한 상태. 넷마블은 전지현ㆍgod 등이 소속돼 있는 싸이더스의 온라인 사업권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포털로의 도약을 꾀하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게임포털은 예측불가능한 수준의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업모델이라고 조심스럽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장선화기자 jangsh100@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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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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