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월급통장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바람에 은행 영업이익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저(低)원가성 예금, 즉 핵심예금(Core deposit)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핵심예금은 만기가 없는 보통예금 및 저축예금, 기업자유예금 등 연 0.1% 안팎의 사실상 ‘제로금리’를 지급하는 요구불예금으로 은행 이자수익을 유지하는 근간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과 우리ㆍ신한ㆍ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평잔 기준으로 2월 현재 78조6,00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1조1,000억원(-1.4%) 줄었다.
말잔(월말 잔액)의 경우 월말 결제자금 등 일시적인 변동요인으로 수치상 증가세가 유지되지만 실제 은행수익과 직결되는 것은 월평균 잔액이다. 평잔은 지난해 9월 74조9,000억원, 10월 75조4,000억원, 11월 76조2,000억원, 12월 79조원, 올 1월 79조7,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처럼 은행권 요구불예금이 감소하는 것은 보통예금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월급통장 가운데 상당수가 증권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이동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CMA는 단 하루만 맡겨도 금액에 관계 없이 연 4%대 이자를 지급한다는 장점을 내세워 빠르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상품인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에서 연 3~4% 이자를 받기 위해서는 예금액이 1억원 이상 큰 금액이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잔액이 수백만원에 불과한 월급통장이 MMDA보다는 CMA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