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연 정서영 박사팀… '전달체' 3년후 상용화당뇨병 환자가 주사를 맞지 않고 먹는 인슐린을 복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SIST) 과학연구센터의 정서영 박사팀은 먹는 인슐린 전달체인 '나노 큐비클'을 개발했다고 21일 발표했다. 나노큐비클은 인슐린을 감싸고 있는 300㎚(1㎚는 10억분의1㎙) 크기의 지질. 먹는 인슐린은 주사제에 비해 거부감이 덜하고 약효가 오래 지속되는 것이 장점이다.
정 박사는 임상실험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3년 후에는 먹는 인슐린을 상품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슐린 같은 단백질 약물을 그대로 먹으면 소화액에 의해 위장에서 분해된다. 때문에 체내에 곧바로 넣기 위해 정맥주사나 피하주사가 주로 사용됐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큐비클을 이용하면 인슐린이 위장 속에서 분해되지 않고 몸 안에 흡수된 뒤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이동한다. 인슐린은 이후 근육이나 몸 각 부위에 골고루 퍼져 혈당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정 박사는 실험 결과 나노큐비클을 통한 인슐린 흡수율이 정맥주사의 약 30%에 달했다고 밝혔다. 10% 이상이면 상품화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당뇨에 걸린 쥐에 먹는 인슐린을 투여하자 혈당이 감소돼 6시간 이상 정상치를 유지한 것을 확인했다.
정 박사는 "먹는 인슐린 기술의 시장가치는 현재로도 연간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으로부터 당뇨병 환자들을 해방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병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