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화프리뷰] 더 스토닝

간통 누명 쓴 이란 여인 왜 돌에 맞아 죽어야 했나<br>충격적 실화 영화로 5개 국제영화제서 수상

부정의 누명을 쓴 이란의 아낙 소라야는 남편과 아들을 비롯한 마을 남정네들에게 투석형을 당한다. 사진제공=에스와이코마드

'더 스토닝'(투석형)은 올 들어 극장에 걸린 영화 중 방화와 외화를 통틀어 가장 강렬한 영화다.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에서 투석형(돌로 쳐 죽이는 처형)이 자행되고 있다는 보도나 뉴스는 간단 없이 들어왔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더 스토닝'은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온다.


투석형이라는 처형의 방식도 그렇지만 남편이 열네살짜리 소녀에게 새 장가를 들기 위해서 아무런 죄도 없는 아내에게 간통 누명을 뒤집어 씌워 잔혹하게 살해하는 내용은 인간에 대해 남아있던 가느다란 신뢰의 매듭 마저 여지 없이 풀어 버린다.

영화는 자동차 고장으로 우연히 이란의 한 시골마을에 머무는 이란계 프랑스 기자 사헤브잠(제임스 카비젤 분)에게 자흐라(쇼레 아그다쉬루)라는 여인이 접근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자흐라는 사헤브잠이 가지고 있는 녹음기를 보고 "이 마을에는 그냥 묻혀서는 안될 사연이 있어요. 내 목소리를 가져가세요"라고 말하며 접근한다.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흐라의 집을 찾은 사헤브잠은 그녀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남편으로부터 폭행과 학대를 당하면서도 네 아이를 키우며 살던 자흐라의 조카딸 소라야(모잔 마르노 분)가 간통의 누명을 쓰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투석형을 당해 죽었다는 사실이다.

교도소 간수인 소라야의 남편 알리는 열네살짜리 소녀와 결혼하기 위해 집과 두 딸, 텃밭을 줄 테니 이혼을 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생계를 꾸려갈 방법이 없는 소라야는 남편의 제안을 거절한다.


아내가 이혼을 거절한 데 앙심을 품은 알리는 전과가 있는 마을 사제의 약점을 잡고, 그와 공모해 아내에게 간통혐의를 뒤집어 씌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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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알리의 음모에 동조하는 마을 남정네들이 투석형을 집행하자며 질러대는 "신은 위대하다"는 외침은 세계 곳곳에서 인간들을 옭아매고 있는 종교의 또 다른 목소리처럼 들린다

"소라야를 죽여, 땅에 떨어진 마을의 명예를 회복하자"고 소리를 질러대는 사내들의 몹신(mob scene)에서는 우리가 이토록 우매하고 잔인한 인간의 종자라는 생각에 전율 마저 일 정도다.

남정네들에게 소라야의 친정 아버지는 말한다. "빨리 끝냅시다. 돌을 주시오."

친정아버지가 던진 돌이 빗나가자 마을 아낙들은 "신의 뜻이 아니다"고 주장하지만 남편 알리는 "내가 신의 뜻을 보여주겠다"고 말하며 소라야에게 돌을 던져 맞춘다. 이어 소라야의 두 아들은 아버지가 쥐어주는 돌을 받아 엄마에게 던지고, 마을 남정네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돌팔매질에 나선다.

아내를 죽인 다음날 남편 알리는 14살짜리 색시감의 아버지가 처형되는 통에 새장가를 못 가게 됐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그러자 협박에 못 이겨 소라야와 간통했다고 거짓 증언을 한 정비공의 절규가 귀를 때린다. "이게 뭐야! 하지도 않은 간통을 했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사헤브잠은 이란계 미국인 영화감독인 사이러스 노라스테가 자신의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The Stoning of Soraya M.'을 영화로 만들겠다고 하자 제작에 참여하는 출연자들이 이란출신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조건은 받아들여 졌다. 영화는 토론토 국제영화제, LA국제영화제등 5개 영화제에서 수상했고, 3개 영화제에서 노미네이트 됐다. 픽션(fiction) 보다 강력한 팩트(fact)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6월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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