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사태 이후 코스피 2,000선 돌파의 선봉장에 섰던 자동차업체들이 최근 증시 회복 추세를 타고 다시 주도주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겹치면서 당분간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최근 국산차의 해외 시장 점유율은 놀라울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9월말 현재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9.1%에 달한다. 10대 중 1대는 국산차인 셈이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픽업트럭의 비중이 절반에 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승용차 5대중 1대가 현대 또는 기아차라는 의미다. 유럽 시장에서의 선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현재 일본 도요타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4.3% 수준. 하지만 국산차의 점유율은 5%를 넘겼다.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도요타가 한국 자동차에 밀린 것이다. 이머지마켓에서의 선전은 더욱 눈부신 것이다. 중국에서는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인도에서도 9월말 3만6,000대를 판매하며 월간 사상최대 판매치를 경신한 상태다. 국내 자동차의 이러한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유럽과 미국과의 FTA가 효력을 발휘할 경우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자동차 부품 관세는 즉시 철폐되고 완성차도 4년 후에는 완전히 사라진다.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아직 미국과 FTA를 맺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및 부품업체들이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 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FTA의 확산은 국내 자동차 업체에 중장기 수익성 및 경쟁력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현지 공장에서의 반제품 수출 마진 개선과 현지공장의 판매력 개선 등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도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자회사 공장으로의 부품 수출이 보통 현지 재료비의 10~2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FTA가 발효되면 즉시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자동차 부품의 경우 해외 수주에서 훨씬 유리한 효과를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대외 경쟁 여건도 나쁘지 않다. 엔고가 지속되면서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태국에서의 대홍수로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은 일본 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는 등 일본 자동차 업체에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태국은 일본 자동차 산업의 소형차 생산기지로 활용되고 있어 이번 홍수로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홍수가 장기화될 경우 아세안 및 인도까지 영향을 미쳐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피해는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자동차업종이 4ㆍ4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현대ㆍ기아차의 시장 점유율과 판매실적 호조세 등을 볼 때 당분간 자동차업종의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완성차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 부품 업체 중에는 성우하이텍과 한라공조, S&T대우, 평화정공 등을 수혜 종목으로 제시했다. 임 연구원도 "FTA 효과로 국내 자동차 관련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증가가 예상된다"라며 완성차에서는 기아차, 부품 중에는 만도, 타이어에서는 넥센타이어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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