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기아차 위기?..납품가 인하에 임금 동결

현대.기아차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22일 임금동결을 선언, 그 배경과 전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선언은 현대.기아차가 최근의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및 유가 인상등 경영환경 악화를 이유로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한 가운데 그 방안의 하나로협력업체에 대한 부품 납품단가 인하를 추진키로 한 데 이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환율과 유가, 원자재 문제 등 대내외적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과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임금을 동결키로 결의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임금을 동결하는 한편 ▲현장에서 솔선수범해 원가 절감과 품질 확보, 생산성 향상 활동에 적극 매진하고 ▲혁신과 변화를실천해 경영 체질을 개선하고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성을 다하며 ▲고객감동 정신으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이에 앞서 현대.기아차는 환율 하락 등의 경영 환경에서 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근 400여개 부품 1차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납품단가를 인하하는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처럼 현대.기아차가 협력업체의 납품가격 인하를 추진하고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임금 동결을 선언한 것은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원자재가인상 등 각종 악재들이 일시적인 현상에 머물지 않고 장기적으로 진행되리라는 예측에서 비롯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즉 현대.기아차는 해외 판매가 전체 매출의 76%에 달하고 부품 국산화율이 97%를 넘기 때문에 환차손으로 인한 매출 손실이 막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시장에서의 품질평가 호조와 판매대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환율 충격으로 매출(액수 기준)이 IMF이후 처음으로 감소하고 영업이익률도 3년 연속 대폭 하락한 데다 동시적인 엔화 약세로 일본차 업체와의 경쟁력이 취약해지는 등 이중고를겪고 있다는 게 현대.기아차측의 입장이다. 현대.기아차는 또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 미래 자동차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고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강도높은 비상경영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이같은 일련의 비상경영 체제가 실제 최근의 경영환경위기 상황에서 비롯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며, 또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대부분의국내 수출기업들도 외부 경영환경으로 인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관측을 낳고 있다. 정몽구 회장도 최근 시무식 등의 자리에서 "올해 경영환경이 어느 것 하나 쉽게볼 것이 없으므로 절대 자만하지 말고 더욱 창의성과 개척정신으로 대내외 난관을슬기롭게 극복하자" "해외법인 임직원도 비상관리 위기의식을 갖고 경쟁력 향상에노력해 달라"는 등 임직원들의 위기 의식과 적극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또 현대.기아차가 협력업체의 납품단가 인하와 과장급 이상의 임금 동결 외에최근의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 또는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비상경영 방안을 내놓을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즉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이 최근 조찬강연에서 GM 몰락과 도요타의 4년간 임금동결 등을 예로 들며 "현대.기아차 근로자들도 이제 중산층 이상의 임금을 받고 있는 만큼 임금동결을 선언할 때도 됐다"고 말한 점 등을 감안하면 전체 직원에 대한임금 동결이나 인상률 삭감 등의 강력 처방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그러나 노조측은 이날 과장급 이상의 임금 동결 선언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올해 현대차의 임금 협상이나 기아차의 임.단협에서 예년 이상의 노사간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오늘 과장급 이상의 임금 동결 선언에 대해 사측과 전혀조율이 없었고 얘기를 들은 바도 없다"며 "과장급 이상의 임금 동결 선언 배경 등을파악해 노조의 입장을 정리해 봐야 하겠지만 이것이 올해 임협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현대.기아차 과장급 이상의 임금 동결 선언이 현대.기아차의 협력업체 납품단가 인하 추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돌입 등과 관련한 `명분쌓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현대.기아차의 납품단가 인하 추진 사실이 알려진 직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이 반발하는가 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완성차업체들이 환율하락에 따른부담 완화를 위해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인하했는지 여부를 이달중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