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업체에 공급할 에이즈치료 신약과 C형간염치료제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여름휴가도 추석연휴도 반납한채 풀가동하고 있습니다.”
원료의약품 전문업체인 유한화학의 이종욱 사장은 “중국ㆍ인도 업체들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한 때 100억원 대로 위축됐던 회사 매출이 올해는 360억원, 내년에는 4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모회사인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 출신.
유한화학은 90년대 들어 중국ㆍ인도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에 밀려 매출이 300억원 대에서 100억원 규모로 급감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고품질 원료의약품으로 미국ㆍ유럽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에 따라 400억원 가량을 유망 원료의약품 합성공정 개발, 시설ㆍ인력교육에 투자해 차츰 결실을 거두고 있다. 유한화학의 올 예상매출 360억원 중 수출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유한양행에 공급하는 원료의약품은 올들어 6개 품목 36억원 정도로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이 사장은 “생산여력을 높이기 위해 내년 상반기중 90억원을 투입, 미국 기준을 충족시키는 제조합성동 및 파일럿 생산동을 완공할 계획”이라며 “기존 일반 원료의약품 제조합성동 하나를 가동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신장세”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유한화학의 매출이 이처럼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 C형 간염치료제의 주성분인 리바비린, 올 9월 미국 길리어드사의 에이즈치료 신약 `엠트리바`의 주성분인 엠트리시타빈 제조시설 및 품질관리시스템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적격판정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유한화학은 이스라엘계 제네릭 전문업체인 테바에 리바비린을 공급 중이며 올 7월 길리어드와 엠트리시타빈의 주원료인 FT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FDA 시판허가를 받은 `엠트리바`는 현재 B형 간염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 3상시험이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유한화학의 공급량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사장은 “유한화학이 선진국 제약업체들에 공급하는 원료의약품은 순도가 99.8% 이상인 고급제품”이라며 “다국적제약사 등도 투자비 절감, 리스크 분산을 위해 원료의약품에 대한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어 잠재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한양행과 긴밀한 연구개발ㆍ마케팅 제휴를 통해 제조방법이 까다로운 제네릭의약품 원료, 특허가 끝나지 않은 대형 오리지널 품목 원료의약품의 제2ㆍ제3의 공급선 지정, 계약ㆍ주문생산 등을 통해 매출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