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패션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통신판매 시장이 패션의류의 새로운 유통경로로 떠오르고 있다.LG, 39 등 TV홈쇼핑업체를 비롯 두산 대우 한솔 SK 등 대기업의 진출로 저변이 넓어진 통신판매 시장은 업체별 의류 매출 비중이 20~25%선에 달해 의류가 주요품목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올 통신판매 시장규모가 2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통판 의류시장은 5,000억원대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봐야」 구매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기존 통념을 뒤집는 것이다.
특히 얼마전까지만 해도 통신판매에서 취급하는 의류는 가격 메리트만을 내세운 저가 상품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품질은 물론 디자인까지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이 대거 등장, 감각파 소비자들을 손짓하고 있다.
세계 최대 통판업체인 독일의 오토 페어잔트사와 두산이 합작 설립한 두산-오토는 여성의류와 액세서리만을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다. 두산 오토는 독일 오토 본사 및 미국 스피겔, 일본 오토-스미쇼 등 세계 각국의 오토 계열사에서 디자인한후 전세계 협력업체를 통해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한 자체 브랜드(PB) 의류 「오토콜렉션」을 선보이고 있다.(국내 생산비중 70%)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매 시즌마다 유럽풍 디자인의 정장, 캐주얼, 란제리, 패션 액세서리 등 1,000여종의 다양한 아이템을 내놓는데 니트류가 가장 인기를 모은다.
지난 97년 9월 사업을 시작, 지난해에는 2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의 경우 45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울 정도로 판매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TV홈쇼핑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의류 매출이 급속도로 증가한 대표적인 사례. 비록 직접 입어볼 수는 없지만 모델들이 착용한 모습으로 실루엣을 감상할 수 있는데다 직접 제작한 디자이너의 상세한 설명을 통해 구매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홈쇼핑은 돌리앙한 심현옥 김동수 등 톱브랜드에서부터 동대문시장의 실용패션에 이르기까지 100여개의 다양한 의류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 몇몇 업체는 아예 다른 유통망은 배제, 홈쇼핑만 단독 거래하는 곳도 있을 정도.
패션모델로도 유명한 김동수씨는 「이오디 김동수」라는 자신의 고유브랜드를 만들어 LG홈쇼핑에만 납품하고 있으며 TV탤런트나 영화배우들의 단골 의상협찬업체로 널리 알려진 「돌리앙 한」이나 「심현옥」 등의 브랜드도 시중에서 70~80만원대 제품을 20~30만원대에 소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따라 LG홈쇼핑의 의류 매출은 97년 10%에서 현재 25%로 늘어났다.
39쇼핑 역시 지난해 4분기 동안 의류 매출 비중이 25%로 전년 동기보다 7%포인트 증가, 상품군별 매출로 단연 1위를 차지했다.
39쇼핑에서는 김창숙 김민지 정영혜(브랜드명 모다조바니) 등 유명디자이너 제품을 정기적으로 만날수 있도록 매주 평균 2~3시간씩 고정 편성해놓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 외에 일반 브랜드들도 각종 기획전, 창고대방출전 등을 통해 공장도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중이다.
그동안 고가 의류를 소량 생산해오던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할 경우 고급브랜드의 이미지와 품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에 대량으로 판매할수 있어 유리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디자이너 이름을 걸고 판매하기 때문에 그만큼 품질이나 디자인을 믿을수 있는 것이 장점.
한솔 CSN은 「CS클럽」이라는 PB의류를 자체 개발,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남녀 캐주얼 위주인 CS클럽 의류는 선보인지 1년여만에 하루최고 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한솔CSN의 효자상품. 합리적 소비성향을 갖고 있으면서 개성을 중시하는 30대 전후 남녀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CS클럽 의류는 제품 경쟁력을 위해 소재를 고급화, 전문의류검사소의 검사를 거친 소재들만을 선별 사용하고 있으며 타사 중저가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국내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폴로, 노티카 등 트래디셔널 캐주얼의 디자인을 벤치마킹하면서 가격대는 셔츠류 1~2만원대, 점퍼와 코트류 10만원대로 유명브랜드에 비해 50~60% 정도 싸다. 【이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