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분할 승인 확실시… 비메모리 매각 교섭나서
이사회의 매각 승인 거부로 삐걱거렸던 하이닉스반도체의 구조조정 작업에 다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하이닉스 이사회가 채권단의 사업분할안을 승인할 것이 확실시되는데다 회사 구조조정의 핵심인 비메모리 부문의 매각작업을 위해 최근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박종섭 상임이사(전 사장)가 본격 교섭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이닉스의 한 고위관계자는 8일 "채권단으로부터 사업분할안 처리를 공식 요청해와 이사회를 9일 오전 개최하기로 했다"며 "채권단이 마련한 사업분할안이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안과 기본적으로 유사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한 사외이사도 "이사회가 기본적으로 매각에 찬성했던 입장이고 다만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협상안에 불만을 표시했던 것"이라며 "채권단이 사업분할안을 만들면서 하이닉스와 충분히 조율했고 사업분할 계획이 디스플레이ㆍ단말기ㆍ통신사업을 분리ㆍ매각해 주력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살리겠다는 하이닉스 독자생존 방안과 유사한 내용으로 판단된다"고 언급, 승인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사회와 별도로 박종섭 이사는 비메모리 반도체 지분 매각과 외자유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6일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이사는 살로먼스미스바니(SSB) 주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에서 열리는 테크놀로지컨퍼런스에 참석, 세계 주요 최고경영자(CEO)와 투자자들을 상대로 하이닉스 독자생존 방안을 설명하고 비메모리 지분 매각과 외자유치 접촉을 벌일 계획이다.
한편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이날 "하이닉스 이사회가 채권단 결정을 또다시 거부한다면 사전정리제에 의한 법정관리 방침을 확정하고 법원에 회사정리안을 미리 제출해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