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4월21일] 막스 베버

인류 역사에서 100대 사건에 들어가는 저술이 두 권 있다. 하나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1863)’, 다른 하나는 막스 베버(Max Weber, 1864.4.21~1920)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다. 자본주의라는 공통의 주제와 달리 두 책의 내용은 상반된다. 베버의 저술이 나온 것은 1904년. 국제사회주의운동 물결이 거세던 무렵이다. 베버는 책을 통해 ‘자본주의는 종교윤리에 근거한 근검절약으로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잉여노동에 대한 수탈이 반복돼 자본주의로 발전했다는 마르크스의 유물론과 상치되는 내용이다. 베버 이론의 출발점은 캘비니즘. 날 때부터 구원 여부가 정해졌다는 예정설에서 시작한다. 신이 부여한 소명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불안한 인간이 직업과 신의 소명을 일체화해 구원의 길로 삼고 열심히 일한 게 신교적 윤리이자 자본주의의 바탕이라는 게 베버의 골자다. 베버는 돈이 생기는 대로 써버렸던 근대 이전과 달리 자기 절제를 요구한 신교의 도덕관념이 형성된 후 자본이 축적돼 결국 서구 자본주의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정작 베버 자신은 자유주의자. 사회주의적 성향의 진보정당에 몸담은 적도 있다. 참전했지만 1차 대전을 반대하고, 가장 이상적인 법률체계라는 바이마르 공화국 헌법 제정작업에도 참여했다. 베버가 가장 중시한 것은 학문의 객관성과 다원주의적 사고. 경제학과 법학ㆍ역사학을 공부하며 얻은 다양한 지식을 접목해 현대 사회학의 문을 열었다. ‘자본주의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 바람직한 대안은 없다’는 그의 이론을 둘러싼 논란은 요즘도 여전하다. 56세 짧은 생애의 절반 이상을 19세기에 보냈으나 21세기인 오늘날까지도 그의 영향력은 생명을 끝없이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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