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강봉균 '독자신당' 추진

김한길(왼쪽 두번째) 원내 대표 등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조정회의 중 웃고 있다. 원내대표단의 임기는 이날로 끝났다. /신상순기자

열린우리당의 김한길 원내대표와 강봉균 정책위의장이 당내의 중도실용파를 규합해 독자신당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신당은 정동영 전의장 중심의 개혁파 신당과는 달라 앞으로 열린우리당은 ▦개혁신당 ▦중도신당 ▦잔류 열린우리당 등으로 나눠질 전망이다. 30일 임기를 마친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김한길 대표와 (신당 추진을 위해) 함께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장은 이어“DY(정동영 전 의장)와는 서로 정치적 노선이 달라 같이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근태 의장에 대해선 “정책노선을 두고 토론을 하고 싶었으나 자꾸 언론에 감정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이 싫었다”며 “그 사람과 계속 얘기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강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정계개편과정에서 중도ㆍ실용그룹들의 독자적인 신당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의장은 독자 신당 추진후 외연 확장을 위해 개혁신당 등과 재통합할 가능성에 대해선 “신당의 크기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열린우리당이 의석수가 적어 실패했는가”라며 “문제는 당의 철학과 이념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통합신당의 정책비전 모색’이라는 글에서 “통합신당은 민노당처럼 좌파적 사회주의 정당과는 다른 정당이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중도 실용주의 개혁노선이 주류를 이루는 통합신당 창당이 우리의 살 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어제 중앙위원회가 무사히 끝난 것이 다행이긴 하나 당의 진로를 놓고 많은 의견이 있다”며 “국민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변화가 우리당 중심의 변화인 것인지 아닌지, 국민들에게 잘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절차적 문제들을 푸는데 집중하면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은 충분치 못했다”며 “절차적 난관을 넘어선다고 해서 본질적인 문제들이 저절로 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 원내대표의 이 발언은 ‘기간당원제 폐지ㆍ기초당원제 도입논란’이 29일 당 중앙위원회로 봉합되었지만 정치적 노선차는 여전하기 때문에 각자 신당 창당 등 제 갈길을 가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염동연 열린우리당 의원도 이날 탈당계를 제출해 열린우리당의 탈당 의원은 5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