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1 뜨거운 열기만큼 마케팅도 달아올랐다

"전세계 6억명이 TV 시청, 브랜드 가치 높이는데 효과적"<br>경기장 곳곳에 기업들 광고판<br>LG도 전시장 운영등 적극 활용

국내 기업 중 유일한 F1 글로벌 파트너인 LG의 브랜드 광고판들이 22일부터 3일간 전남 영암에서 열린 ‘F1 코리아그랑프리’ 경주장 곳곳에 걸려 있다. /사진제공=LG전자

포뮬러원(F1)의 열기는 뜨거웠다. 우선 드라이버가 앉는 콕핏(조정석)이 그렇다. 등 뒤에 있는 1분에 1만8,000회를 회전하는 엔진의 온도를 견뎌야 한다. 고속 주행으로 달아오른 아스팔트의 복사열까지 더해지면 콕핏의 온도는 섭씨50도를 웃돈다고 한다. 더욱 뜨거워지는 것은 타이어. 머신의 타이어는 100도가량 올라야 최적의 기능을 발휘한다. 그리고 또 다른 열기, 그것은 바로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이었다. 서킷 스탠드에서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머신이지만 전세계 6억명이 지켜보는 TV 화면을 통해 머신의 질주와 코너링, 숨막히는 순간이 정지 화면처럼 전세계로 전파된다. F1을 후원하는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F1과 머신을 후원하는 이유다. 예선이 열렸던 지난 23일 찾은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 서킷. 경기가 시작되자 생전 처음 들어보는 굉음과 함께 머신들이 질주한다. 레이싱을 펼치던 머신 중 한 대가 타이어 교체를 위해 차고에 들어온다. 이때 눈에 띄는 것이 머신 구석구석에 붙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로고다. F1의 경우 200여개 글로벌 기업이 직접 팀을 운영하거나 메인 혹은 서브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매년 전세계 20개 안팎의 국가에서 순회경기가 치러지며 세계 180여개국에 중계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음료 업체 레드불사는 지난 한 해 F1에 2억5,700만달러(약 2,967억원)를 쏟아부었다. 이어 도요타(2억2,400만달러), BMW그룹(2억2,000만달러), 말보로(2억달러), 메르세데스벤츠(1억4,250만달러), 르노(1억5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머신 1대가 3,000억원짜리 광고판이 될 수있는 이유다. 국내 기업들도 이번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비즈니스의 장으로 적극 활용했다. F1 관람객들이 그랜드스탠드 밖에 설치된 LG전자 전시장에서 신제품인 나노 풀 LED TV, 3D PC, 스마트폰 등을 체험하고 있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진형(25)씨는 "레이싱 외에 다른 재미도 제공해 좋다"며 "속도를 즐기는 나에게는 F1 스폰서 기업들의 브랜드가 다른 스포츠 마케팅을 하는 기업들보다 훨씬 강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한 F1 글로벌 파트너인 LG는 ▦F1 TV 중계시 로고 노출 ▦경기장에서의 브랜드 홍보부스 운영권 등 다양한 권리를 갖고 있다. 이에 따른 홍보효과는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LG는 별도로 F1팀 중 하나인 '레드불(Red Bull)'팀을 후원하고 있다. F1팀을 운영하는 프랑스 르노그룹 계열의 르노삼성은 주요 VIP를 초청해 경기를 관람했다. 르노삼성의 초청을 받은 VIP들이 F1을 즐긴 공간은 '패독클럽'. F1 머신을 보관하는 차고 바로 위에 자리잡은 패독클럽은 1인당 입장료만 450만원에 달하는 사교클럽이기도 하다.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돼 있어 기업인들이 F1을 즐기면서 자유롭게 미팅도 할 수 있다. 경기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메인그랜드스탠드 내 기업부스에도 기업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영암 F1 경기장의 기업 부스는 총 20개로 3일간 대여 비용이 2억5,000만원. 기업부스는 SK그룹과 벤츠코리아 등이 구매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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