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은 LG전자에 험난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소비심리가 쪼그라들면서 TV 판매가 예전 같지 않았다. 특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재편된 휴대폰 시장에서는 재빠른 적응에 실패하면서 큰 적자를 감내해야 했다. 2010년 말 '오너의 복귀'를 알렸던 구본준 부회장은 1년 동안 와신상담해야 했다.
2012년은 다르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들려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였던 휴대폰 사업은 2012년 1ㆍ4분기에 영업이익이 흑자전환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 판매단가도 늘어났다. 특히 그동안 올인하다시피 했던 LTE폰은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LG전자의 LCD TV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TV 사업에 대한 희망도 가질 만하게 됐다.
구 부회장은 특히 이번 정기인사에서 소통을 확대하고 미래사업을 준비하는 인재운용 및 조직개편을 하면서 2012년 도약을 위한 진용을 갖췄다. 새로 최고운영책임자(COO) 조직을 신설해 제품 리더십을 높이고 유사부서는 통폐합 시켰다. 해외지역 대표를 없애며 구 부회장이 직접 개별 해외법인을 챙기겠다는 의사도 보였다.
특히 계속되는 실적부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과 달리 구 부회장은 4개 사업부서 중 3개 사업부서의 수장을 유임시켰다. 오너로서 조직원의 마음을 추스른 셈이다. 실제 구 부회장이 취임 이후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품질'과 함께 바로 직원들의 마음을 보듬는 일이었다. 그는 CEO 피자로 이름 붙인 피자를 세계 각지의 직원들에게 격려 메시지와 함께 보냈다. 지금까지 구 부회장은 1만명에게 총 6,000판의 피자를 보냈다.
구 부회장은 취임 당시 '반드시 1등 합시다'라고 외쳤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품질과 직원이라는 기본에 충실했다. 2012년 그는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