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R&D투자 효율성 너무 낮다"

■한은 금융경제연구소 분석

우리나라의 연구개발(R&D)투자가 지난 수십년간 양적인 측면에서 크게 성장했으나 그에 따른 생산성 증가효과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산하 금융경제연구원은 11일 한은과 한미경제학회가 ‘한국경제의 과제:성장잠재력 확충, 금융시스템 선진화’를 주제로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R&D와 경제성장:논쟁과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이 연구원의 하준경 과장은 지난 91년부터 200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중 R&D의 지출비중을 1%포인트 늘렸을 때 경제의 장기성장률은 0.16%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GDP 중 R&D 비중을 1%포인트 늘릴 때 경제성장률이 2.75% 높아지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또 R&D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우리나라의 경우 10.9%로 미국의 40.2%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GDP 대비 R&D투자 비중은 1991~2000년 평균 2.42%로 미국의 2.59%와 대등한 수준이며 2001년에는 한국이 2.93%로 오히려 미국의 2.82%보다 높게 나타났다. R&D투자 확대에도 불구, 선진국에 비해 R&D 생산성 증가효과가 저조한 것은 R&D 집약도가 낮아서가 아니라 R&D의 질적인 측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 과장은 지적했다. R&D 투입구조를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정부부담 비중이 낮고 대학 등 기초연구 부문 투자비중도 낮은 데 반해 대기업의 비중은 큰 것으로 나타나는 등 개도국형 R&D 투입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1년 제조업의 R&D투자에서 상위 5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3.0%로 미국의 15.4%, 일본의 21.3%에 비해 매우 높았다. R&D 투입의 기초여건이라 할 수 있는 이공계 교육 면에서 우리나라 학사학위 취득자 가운데 이공계 비중은 약 40%로 미국의 18%대에 비해 훨씬 높지만 R&D투자 효과가 낮게 나타나는 것은 교육의 양보다 질적인 면에서 선진국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R&D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적인 투자확대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우수한 인력양성을 위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개혁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하 과장은 강조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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