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불어나는 파이시티 충당금… 하나UBS펀드 '나 어떡해'


지난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파이시티에 투자해 곤욕을 치루고 있는‘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충당금에 한숨을 쉬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는 파이시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이 외부감사로 선정한 삼일회계법인의 권고에 따라 PF 대출채권의 20%인 626억2,616만원을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지난 2월 408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데 올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이로 인해 펀드의 기준가격도 1좌당 3,651.14원에서 2,809.29원으로 23.06% 급락했다.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가 충당금 적립에 나선 것은 파이시티 회생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펀드에 추가 손실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설정된‘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는 양재동 복합물류단지의 공동 시행사였던 파이시티와 파이랜드 대출채권에 투자한다는 공고를 내고 일반투자자들과 기관으로부터 3,900억원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로 2010년 시공사인 성우종합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이후 시행사인 파이시키와 파이랜드마저 파산신청을 하면서 고초를 겪게 된다. 지난해 12월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해 파이시티와 파이랜드에 각각 4,895억여원, 4,792억여원의 채권을 6년에 걸쳐 변제하도록 했지만 회생계획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손실이 예상되자 또 다시 충당금 적립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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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UBS 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파이시티 법정관리인이 업무시설 1개동과 판매시설에 대한 매수의향자를 확보했지만 나머지 업무시설 1개동과 연구시설에 대해서는 매수의향자를 확보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며 “법정관리인이 노력을 하고 있지만 회생계획안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데다 삼일회계법인이 회생계획안에서 제시한 변제시기 및 변제금액이 지켜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충당금을 적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충당금이 늘어났다는 소식에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 투자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 지연으로 이미 투자금을 많이 까먹은 데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와 회생계획 지연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원금을 회수할 길이 더욱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C1’과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펀드3호C2’의 설정 후 수익률은 각각 -31.91%, -30.70%를 기록하고 있으며 순자산도 C1의 경우 1,002억원에서 559억원으로, C2는 2,717억원에서 1,5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하나 UBS자산운용 관계자는 “삼일회계법인이 대출 채권 회수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면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충당금을 쌓은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 의지가 강하고 10월말에 삼일회계법인이 앞으로 대응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에 상황을 살펴가며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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