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ditor's Letter] 증시와 대나무 '마디'


요즘 우리 증시를 보면 대나무 생각이 납니다. 대나무가 가느다란 줄기로도 똑바로 설 수 있는 것은 마디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크게 성장하기 위해 마디가 필요한 거죠. 그러나 마디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지난 7월말 국제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여파는 우리 증시에 ‘마디’가 됐습니다. ‘꿈의 지수’라고 불리던 2,000선을 넘어선지 하루 만에 곤두박질치기 시작해 보름동안 무려 370포인트 가까이 폭락 했었지요. 그렇게 바닥 모르게 떨어지던 코스피지수가 ‘어’ 하는 사이에 다시 2,000선을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로 휘청거리던 시장이 불과 두달만에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있습니다. 이제 2,000선이 무너질 것을 걱정하기 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 지를 궁금해 하는 목소리가 훨씬 커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2,000선에 안착했다고 보기에는 이릅니다. 서브프라임 문제가 국제사회의 공조로 수면 아래로 잠복했을 뿐 확실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글로벌 유동성의 이머징 마켓 쏠림현상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 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은 지난 7월말 주식시장이 곤두박질 치던 상황을 떠 올리며 걱정이 많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7월과 10월의 상황은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마디’ 하나를 만드는데 많은 고통이 따랐지만 그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3ㆍ4분기 어닝 시즌의 출발이 좋다는 것입니다. 주요기업들의 실적이 대체적으로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주가상승의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 합니다. 증권사들은 이를 반영해 코스피지수가 10월중 2,100, 연내 2,200포인트 까지 오를 것이란 보고서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습니다. 대나무는 마디가 만들어지면 다시 성장을 시작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