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푸틴 "크림반도 합병때 핵무기도 준비했었다"

러 국영TV 다큐 방송서 회고

11일 만에 공식 석상 등장…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회담<br>도피설 등 각종 의혹 씻어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핵무기까지 사용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크림반도 합병 1년 만에 그가 뒤늦게 과거사를 언급한 것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서방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간섭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의도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일요일 현지 국영TV 로시야1의 다큐멘터리 사전 녹화 방송에서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크림반도 합병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올지 알 수 없었고 그래서 첫 단계로 무장병력을 준비시켰다"며 "비상시 핵무기까지 사용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합병 동기에 대해 "크림반도는 역사적으로 우리 영토였다"며 "그곳에는 러시아 사람들이 살고 있고 우리는 그들을 위험에 처하게 놓아둘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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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목숨을 구한 일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쿠데타 세력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을 생포하고 '사람이 없으면 문제도 없다'는 한 저명인사의 말처럼 그의 제거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에 따라 그의 목숨을 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야누코비치는 수도 키예프에서 카르키프를 거쳐 도네츠크로 이동해 푸틴에게 도움을 청했다. 푸틴은 야누코비치에게 러시아의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만나자고 했지만 공항에서 이륙이 제지된 야누코비치는 이후 크림반도로 이동해 러시아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한편 이날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한 독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휴전협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민스크 협정을 완벽하게 이행하고 있지만 러시아 반군은 정확히 반대로만 하고 있다"며 "러시아 측은 하루에 60번 이상 공격해 휴전 이후 모두 1,100번가량 협정을 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스크 협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는 유럽연합 정상회의는 오는 19~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이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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