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유럽 원정에 나섰다. 지난주 뷰익인비테이셔널 3년 연속 우승으로 미국 PGA투어 7연승을 기록했던 타이거 우즈(32ㆍ미국)가 이번주 두바이에서 펼쳐지는 유럽투어 대회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지난해 연장 패배했던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가 올 시즌 우즈를 처음 만나는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황제'의 이번 유럽 원정은 더욱 흥미진진하다. 대회는 유럽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이며 1일 오후(이하 한국시간)부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에미리트골프장(파72ㆍ7,301야드)에서 나흘동안 진행된다. 총상금 240만달러, 우승상금이 40만달러인 이 대회에 300만달러 이상의 초청료를 받고 출전한 것으로 알려진 우즈는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에서 국가원수급 예우를 받으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가 이 대회에 나선 것은 올해로 4번째. 2001년 준우승, 2004년 공동5위에 이어 지난해에야 우승 고지에 올랐었다. 때문에 4번째 출전인 올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유럽에서도 '황제'의 아성을 드높이겠다는 것이 우즈의 계획이다. "늘 우승하러 대회에 나간다"며 자신만만한 우즈 본인은 물론 "샷에 흠 잡을 데가 없다"는 코치 행크 헤이니를 비롯한 관계자들 모두가 그의 2연패를 낙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3번 우승한 경험이 있고 코스레코드(61타)도 세운바 있는 엘스는 "우즈가 최고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꺾을 수 있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를 누르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는 엘스는 "나 역시 세계 1인자가 되고싶다"며 결의를 다졌다. 이처럼 여유만만한 우즈와 도전적인 엘스의 자존심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나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의외의 인물이 될 가능성도 높다. 우즈나 엘스만큼은 아니더라도 무시 못할 실력을 갖춘 강호들이 여럿 출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럽투어 최우수선수인 폴 케이시(잉글랜드)나 데이비드 하웰, 세르히오 가르시아 등 젊은 선수들과 콜린 몽고메리와 대런 클라크, 레티프 구센, 토마스 비욘 등 중견 선수들 모두 빼 놓기 힘든 우승후보들이다. 한편 '황제'가 유럽 원정에 나섰지만 미국 PGA투어에서는 이번주에도 쟁쟁한 선수들이 몰리는 대회가 펼쳐진다. 2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TPC 스타디움코스(파71ㆍ7,216야드)에서 열리는 FBR오픈(총상금 520만달러). 필 미켈슨과 비제이 싱, 찰스 하웰3세 등이 총출동하지만 국내 팬들에게는 열흘 동안 휴식했던 최경주(37ㆍ나이키골프)의 복귀가 반갑다. 올 시즌 2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을 펼쳤던 최경주는 스윙 교정이 완성 단계에 이르고 시즌 초부터 상승세를 타자 자신감이 최고조에 올라 있다. 특히 아이언 샷의 정확도가 크게 높아져 80%에 육박하는 만큼 정확한 핀 공략으로 통산 5승째를 노려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주 톱10 진입으로 기세를 올린 위창수(35ㆍ테일러메이드)가 막판에 출전을 신청했으며 나상욱과 앤서니 김 등 재미교포 선수들까지 4명의 한국인이 이 대회에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