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20일 시작된 제18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기점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중앙집권형 통치체제 구축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막을 올린 18기 4중전회는 지난 1970년대 말의 개혁개방 이후 열린 4중전회 가운데 유일하게 '의법치국'이라는 단일의제를 테이블에 올렸다. 과거 농업발전(11기), 경제 문제(12기), 당 인사 문제(13기), 당 건설(14기), 국유기업 문제(15기), 당 집권능력 강화(16기), 새로운 당 건설(17기) 등 광범위한 의제로 집권 안정화를 꾀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부패척결의 연장선인 법치를 의제로 선택했다.
중화권 매체들은 이러한 대표 의제 선택에 내포된 뜻이 결국 시 주석의 정치적 입지 강화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시진핑 정부의 권력 강화 수단이었던 부패척결을 법제화하는 한편 사법권을 지방정부로부터 독립시켜 중앙(최고인민법원)의 지휘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또 그동안 공안·검찰·법원·정보기관을 총괄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당 정법위원회 기능을 약화시키는 대신 반부패를 책임지는 당 기율검사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내에서는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겸 정법위 서기의 부패권력이 정법위의 지나친 권력집중 때문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법치의 강조가 공산당 권한약화나 당내 노선갈등의 빌미가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 정도로 공산당의 위치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부패호랑이 저우융캉의 처리는 이번 4중전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저우가 '쌍개(雙開·공직과 당적 박탈) 처분 등의 조치를 받고 검찰로 이송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 주석의 권력 강화를 위한 인사도 주목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진핑 정부 들어 반부패운동으로 낙마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 7명의 후속 인사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장제민 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리둥성 전 공안부 부부장 등 저우의 측근 등이 당적 박탈 등의 처벌을 받으며 마젠탕 국가통계국장, 왕조한 국가종교사무국장 등이 후보위원으로 승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군부에 대한 시 주석의 영향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명보는 4중전회에서 중국군 지도부인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2인 부주석 체제에서 시 주석 측근을 추가로 부주석에 기용하며 3인 부주석 체제로 개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명보는 장쭝쉰 전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의 아들이며 1979년 중·베트남 전쟁의 실전 경험이 있는 장여우샤 총장비부장 겸 중앙군사위원이 중앙군사위의 세 번째 부주석이 될 것으로 전했다.
한편 4중전회 개막 1주일 전인 12일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는 위구르족이 한족 상인들을 공격해 2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 중문판 등에 따르면 신장 남부 바추현 농산물시장에서 위구르 무장세력이 경찰과 한족 상인들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중화권 매체 보쉰은 습격사건 이후 바추현 인근은 대규모 군대가 동원된 가운데 계엄상황이라고 보도했다.
23일째 이어져온 홍콩 민주화 시위 역시 4중전회의 골칫거리로 꼽힌다. 홍콩 시민들이 "홍콩에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질서를 만들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시위목적을 외치지만 중국 공산당은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