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일 재계와 노동계의 반발을 사온 비정규직 법안의 본회의 처리를 둘러싼 공방을 이어가며,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하고 소속 의원 전원에게 비상 대기 명령을 내리는 등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별렀지만 한나라당은 ‘아쉬울 게 없다’며 느긋한 입장을 보였다.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은 사흘째 법사위 회의실 점거를 이어가며 본회의 상정 저지에 당력을 집중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안상수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본회의 전 접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하며 이견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여야간 대치로 2시로 예정된 본회의가 연기되는 등 파행이 이어졌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이중적 태도를 강경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소속인 이경재 환노위원장이 국회 경위까지 동원하며 처리에 협력할 때는 언제고 딴 소리를 하냐는 것.
김한길 우리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얼마나 이 법안이 긴급했으면 환노위원장이 질서유지권까지 발동했겠느냐”고 반문하며 “이제 와서 긴급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법사위 계류 5일 경과 규정을 이유로 처리를 안 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환노위 상임위원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하고, 법사위는 처리 못하겠다고 ‘따로 국밥’식으로 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우리가 여당 2중대냐”고 반발, 법안 처리 지연 책임은 여당에 있다며 공을 떠넘겼다. 진수희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여당이 민노당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지 우리한테 뒤집어 씌우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진 원내부대표는 이어 “국정을 책임진 여당 입장에서 적극성을 보이는 것이 마땅하지, 야당인 한나라당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옳지 못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비정규직법 직권 상정여부에 대해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법의 정신에 비춰 오늘 중 직권상정 처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밝혀 직권상정처리 가능성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