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게 대선 승리의 국면이 오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종합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는 최규식(55) 의원이 29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BBK사건 개입 의혹과 관련해 기자에게 던진 발언이다. 최 의원의 이날 발언에는 BBK 수사에서 이 후보를 압박할 수 있는 무언가를 건져낸 듯한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그는 “이 후보가 BBK 주식 61만주를 김경준씨에게 파는 내용을 담은 이면계약서에 찍힌 이 후보의 도장이 (검찰수사에서) 진짜라고 판명 났다”며 “민법상, 판례상 도장이 진짜면 계약서도 진짜다. 따라서 이 후보가 ㈜다스를 차명 보유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의 관심은 이미 BBK 정국 이후의 ‘다음 수’에 집중된 느낌이었다. 그는 “내일부터는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도 정책 대결 중심의 포지티브 공세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정 후보가 BBK에 매달리지 않고도 자체 동력으로 표심을 끌어모으는 일만 남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의원은 이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물밑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BBK 의혹 여파로 부동층으로 돌아선 유권자들의 표심을 흡수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 의원은 다만 후보단일화를 위해 ‘모 후보 대통령-모 후보 부총리’와 같은 식으로 사전에 내각 구성 협상이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거기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언론인 출신인 최 의원의 빠른 상황판단력과 기획력이 현 상황에서 매우 긴요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953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최 의원은 전주고와 서울대(철학과), 서울대학원(정치학) 을 졸업했고 정 후보와는 고교ㆍ대학교 후배다. 그는 1978년 한국일보 기자로 입사, 정치부장 및 편집국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이면서 통일문제연구소장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어 통일부 장관 등을 역임한 정 후보와는 여러모로 코드가 맞는다는 평가다. 최 의원은 2004년 2월 열린우리당에 몸을 담아 그해 총선에서 서울 강북을 지역 의원으로 당선됐으며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언론특보로 활약했다. 올해 대통령 후보 경선 이후 당 선대위의 비서실 정무총괄실장을 맡게 된 그는 최근 종합상황본부장까지 겸임하면서 정 후보의 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