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회창 전 총재의 손을 들어줄까.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자 한나라당 안팎의 시선이 박 전 대표의 선택에 쏠리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패한 뒤 불법대선자금 수수 파문에 휩싸이면서 정계를 떠난 이 전 총재가 대선판에 연착륙하려면 박 전 대표와 같은 ‘거물’의 도움이 절실하다. 박 전 대표 또한 지난 8월 경선 패배 후 이명박 당 대선후보 측에 당권 등에서 밀리면서 불편해하는 상태다. 특히 이 전 총재의 지지율(20% 안팎)에는 박 전 대표 지지층이 대거 포함돼 있어 이들의 연대는 대선 판세와 이후 당권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이와 관련된 발언을 자제했다. 2일 국정감사 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별로 이야기드릴 일이 없다. 어제 다 말씀드렸다”고만 했다. 주변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를 돕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측근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현재로서는 연대는 없다”고 못박았다. 측근들은 무엇보다 경선 승복을 선언한 박 전 대표가 ‘창’을 도울 경우 명분에서 문제가 생길 뿐더러 ▲이 전 총재가 유신독재를 비판한 점 ▲이 전 총재가 8월 검증 공방에서 사실상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준 점 등을 들어 박근혜-이회창 융합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한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후보가 이 전 총재 출마로 박 전 대표 ‘다독이기’에 나선 점을 활용, 이재오 최고위원의 거취 압박에 사태를 활용하는 정도로 ‘창풍(昌風)’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표 측근들은 ‘아직’ 등의 수식어를 붙이며 상황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국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