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한푼도 안늘었다

유가상승 등 교역조건의 악화로 올 3ㆍ4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이 ‘0%’를 기록했다. 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1%로 잠정 집계되면서 올해 연간 5% 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국민소득은 한푼도 늘지 않아 체감경기가 바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06년 3ㆍ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물가 등을 감안한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 증가율은 전기 대비 0%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2% 성장했다. 올 들어 실질 GNI 증가율은 1ㆍ4분기 -0.6%였다가 2ㆍ4분기 1.4%로 실질 GDP 증가율을 웃돌았으나 3ㆍ4분기 들어서는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이처럼 실질 GNI가 제자리걸음을 한 것은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단가가 계속 떨어지는 데 반해 원유 등 기초원자재 수입단가가 크게 오르면서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실이 18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GDP 성장률은 당초 예상치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ㆍ4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보다 1.1% 성장해 10월 발표된 속보치 0.9%를 0.2%포인트 웃돌았다.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도 4.8% 성장했다. 안길효 한국은행 국민소득팀장은 “4ㆍ4분기 실질 GDP가 전년 동기 대비 4.0%, 계절조정 전기비로 0.64%만 증가하면 올해 연간 5.0%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또 “4ㆍ4분기 성장률이 전기비 0.9~1.0%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혀 이런 추세라면 올해 5.1% 정도의 성장률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