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김대통령-외국인투자기업] 간담 내용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8일 외국인투자기업 대표들을 청와대로 부른 것은 지금까지 유례가 없는 일이다.이날 오찬간담회는 우리나라를 「외국인투자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金대통령의 의지를 국내외에 공식 천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오간 얘기들을 정리한다. ◇바스프코리아 프레드 바움가르트너 회장(독일·화공업)= 바스프의 아시아전략에 있어 핵심국가가 한국이다. 한국에 대한 투자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한국내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 한가지 건의할 것은 토지취득관련법을 개정해 달라는 것이다. 현행법에 의하면 취득당시에 투자계획을 내서 이를 반드시 이행하도록 되어 있는데 경영환경에 따라 투자의사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투자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 ◇노키아티엠씨 야르모 멜라사니 회장(핀란드·이동통신)=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하고 기술혁신이 가속화돼 제품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전세계적인 유통망과 시장에 대한 적응성이 더욱 중요해지게 된다. 총체적인 물류망 개선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자재, 자금, 정보의 흐름을 자유롭게 해주고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페어차일드코리아 다니엘 박서 대표이사(미국·반도체)= 중요한 투자를 검토하는데 있어 우리가 파트너간의 상호의존성이나 시장확보보다 더 깊이 생각하는 점이 있다. 그것은 투자가 정치나 국내정세, 경제적 불안 등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다. 우리는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확신했다. 건의할 것이 있다. 환율안정이 매우 중요하다. 사업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어야 투자를 한다. 또 복잡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해야 하며, 이익을 창출하는데 정부가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 국제적 회계기준과 모니터링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크라우스 폴러스 독일대사= 한국의 경제위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위기극복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는 것은 곤란하다. 한국은 첨단산업에 대한 기초지식을 습득하고, 연구개발투자를 늘려야 한다.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경영노력이 필요하다. ◇쌍용템플턴투자신탁 제임스 루니 대표이사= 한국이 동남아시장에 치중해 일본 엔화를 「벤치마크」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환율을 유지해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해야 한다. 전체 자산보다는 주주에 대한 이윤 창출에 초점을 두는 경영을 유도해 과거의 이윤실패를 미래의 이윤잠재력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한국에 대한 장기투자자로서 주가지수가 2000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는 구조조정을 제대로 한다면 앞으로 5년내에 충분히 가능하다. ◇金대통령= 외국인투자는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오조, 육조의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 한국에 오면 돈벌이가 되도록 하겠다. 정치안정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한국의 정치대립은 미국이나 영국과 마찬가지로 테두리를 정해 「룰」 안에서 한다. 체제를 뒤흔드는 일은 없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불편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 돈많이 벌고 세금도 많이 내달라. 【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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