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입찰 참가자들의 인수 희망가격은 대부분 3조원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반해 론스타는 현재까지 6조원대(2007년 HSBC와의 협상 가격)를 고수, 상당한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때문에 외환은행 매각과정에서 인수 희망자와 론스타 사이에 가격격차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본입찰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등 외환은행 인수 후보자들이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을 통해 외환은행 인수 희망가를 3조원으로 제시했다. 외환은행 인수 후보자들은 올 1·4분기 실적은 양호하지만 국내외 금융환경이 악화되면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떨어져 3조원 이상을 주고 인수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는 주당 9,000원~1만원선이다. 아울러 그리스발 유럽 재정위기 확대로 국제 금융시장의 심리가 악화되면서 투자 여력이 떨어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외환은행 매각에 정통한 미국의 한 사모투자펀드(PEF)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인수 후보자들이 지배지분 51.02%(약 3억4,000만주)를 3조원대에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론스타에 전달했다"며 "홍콩 등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도 외환은행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졌다고 보고 적절한 매각가를 3조원대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욱 토러스증권 연구원 역시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외환은행의 밸류에이션이 하락했다"며 "메가뱅크 시나리오 등장과 함께 인수합병(M&A)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추가적인 M&A 프리미엄을 부여하기도 어렵다"고 평가했다. 론스타 측은 인수 후보자들이 인수 희망가를 제시하는 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본입찰에 들어가도 당초 제시했던 '주당 1만8,000원+경영권 프리미엄'을 조건으로 내세워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인수 후보자들과의 가격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결국 협상에 큰 진전을 보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론스타가 그동안 해외 PEF 등과 릴레이 매각 협상을 벌여왔으나 큰 소득을 얻지 못했다"며 "가격에 대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매각작업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