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설사 부도 이틀에 하나(사설)

견실한 중견 건설회사로 알려졌던 동신이 부도를 냈다. 이로써 올들어 부도를 낸 건설회사는 1백89개사로 연말까지 2백개사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틀에 하나 꼴로 부도를 내고있는 심각한 상황이다.부도의 패턴도 천편일률적이다. 과도한 사업확장이나 2세 경영자의 경영미숙등이 원인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부동산경기의 장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아파트의 증가가 주범이다. 우성건설 건영 삼익등의 부도가 그랬듯이 이번 동신도 마찬가지다. 작년이후 업체들이 사업물량을 줄였음에도 현재 전국적으로 11만가구의 아파트가 미분양상태이다. 동신의 미분양 아파트가 1천5백여가구로 여기에 잠긴 돈만 1천1백억원이다. 동신은 동종업계에서도 재무구조가 비교적 양호한 업체로 알려져 능률협회가 선정하는 최우량기업에 연속 4년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 기업마저 부도를 내자 자금력과 자체물량이 있는 대기업 계열의 건설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전문 건설회사들 사이에선 부도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건설업계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금융권도 부도 노이로제에 빠져 조그만 소문에도 자금회수에 나서 살릴수 있는 기업도 부도로 내몰리고 있다. 동신의 부도도 주거래은행과 제2금융권간의 빚떠넘기기가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건설회사의 부도는 아파트 입주지연은 물론이고 하청업체 연쇄부도등 사회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동신만해도 전국에 5천여가구의 입주예정자들이 큰 피해를 보게될 전망이고 하도급업체만도 2백50여개에 이르러 연쇄부도의 우려가 크다. 건설회사들의 어려움은 「땅장사」위주의 사업구조에서 상당부분 비롯된다. 부동산 거품빼기의 한 과정이라고 할수 있는 것이다. 땅값은 묶여있고 아파트는 공급과잉인 여건이 지속되는한 뾰족한 탈출구는 없어보인다. 값이 싼 땅을 찾아 지방에서 사업을 벌이지만 미분양은 지방에서 더 심각하다. 내년에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다소 활발해질 전망이나 주택분야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 더욱이 건설회사들이 난립해 올해 업체당 수주액은 1백2억원으로 작년의 1백20억원보다 15%가 감소한데 비해 매출액대비 금융비용은 6.8%로 제조업의 5.6%보다 1.2%포인트 높은 것도 건설업계의 목을 죄는 요인이다. 내년에는 건설시장이 개방돼 외국건설업체들이 대거 국내에 진출하게 된다. 그럴 경우 국내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게 불을 보듯 명확하다. 건설업계는 기술개발과 해외진출등으로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고 정부도 건설업체 부도가 사회전반에 미치는 불안요인을 감안해 더이상 부도가 나지않도록 지원책을 강구해야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