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를 비롯한 미국 멕시코만 일대가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남긴 상처로 신음하고 있는 반면 휴스턴은 '카트리나'로 인한 경제적 특수를 누리고 있다.
또한 루이지애나의 주도 배턴 루지도 새 삶의 터전을 잡으려는 이재민과 기업들이 새 집과 사무실을 찾아나서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휴스턴에 몰려 있는 석유시설 수리업체들은 멕시코만에 있는 석유시설 피해복구를 위해 바쁜 나날을보내고 있으며 휴스턴항도 수해로 인해 기능이 정지된 뉴올리언스항 등을 대신해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다.
휴스턴에 자리잡고 있는 핼리버튼은 이라크전 관련 군납비리로 궁지에 몰려있었으나 미시시피와 뉴올리언스 해군기지 수리계약을 따내면서 '카트리나'의 최대 수혜자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핼리버튼의 주가는 지난주 52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상 석유플랫폼 수리업체인 테트라 테크놀로지스는 헬기를 동원, 해상 석유플랫폼의 피해 정도 파악에 나서는 등 몰려드는 주문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프리 허텔 테트라 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는 최소한 6개월에서 1년 동안 허리케인 특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침체돼 있던 휴스턴의 부동산 시장도 뉴올리언스에서 빠져나온기업들이 몰려들면서 사무실 임대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으며 숙박업계 등도 몰려든 이재민들로 인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1900년 당시 6천여명의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이 번창하고 있던 갤버스턴을초토화시킨 이후 조선과 정유산업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한 전력이 있는 휴스턴이 또다시 허리케인의 도움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휴스턴에서는 때아닌 특수에 표정관리에 나서는 듯한 모습도 일부 보이지만 연고기업인 엔론의 파산과 에너지업계의 침체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던 지역경제가 '카트리나' 특수로 인해 되살아 나길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휴스턴항만 당국은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은 주변 항만이 조속히 복구되길 희망한다면서도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카트리나'가 가져다 줄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배턴 루지에서는 뉴올리언스를 떠난 기업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사무실 임대가격이 큰폭으로 오르고 있으며 주택매매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현지 부동산업계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들은 배턴 루지 A급 사무실의 제곱피트 당 임대가격은 카트리나가 오기 전 18-19달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4달러로 올랐으며 주택도 찾는 사람이 많아 집주인이제시한 가격에 최고 1만달러의 웃돈을 줘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