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잠룡' 떠오른 박원순, 리더십 상처 안철수… 차기 대선서도 동맹 이어갈까

당대표·서울시장으로 공생행보 지속 관측 속

朴 대권도전 선언 땐 安 또 양보 기대 어려워

朴 차기대선 도전않고 차차기 겨냥 가능성도


이번 6·4 지방선거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7선의원이자 유력한 대권주자인 정몽준 후보를 상대로 싸워 완벽하게 승리를 일궈내면서 박 시장 역시 야권의 유력 대권후보로 도약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외부적으로 체면치레 정도는 했지만 내상이 크다. 본인이 전략공천한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가 승리하면서 막다른 골목까지 몰리는 상황은 피했다. 그러나 경기·인천 패배의 책임이 안 대표에게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두 사람은 '대한민국 새 정치'의 대표주자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지지율 50%가 넘던 안 대표가 5% 내외이던 박 시장에게 야권 시장후보직을 '조건 없이' 양보하면서 기존의 정치공학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협력관계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에서 역시 안 대표는 박 시장을 적극 도왔다.

하지만 선거 이후 정치상황은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보궐선거와는 달리 이번 선거에서 완벽하게 홀로서기에 성공한 박 시장은 그야말로 '야권의 기대주'가 됐다. 반면 안 대표는 세월호 사태의 여파로 큰 승리가 예상된 선거에서 '절반의 승리'에 그침으로서 리더십에도 타격을 받고 있다.

앞으로 두 사람이 쓰게 될 '협력과 경쟁의 새정치학'은 어떤 스토리로 이어질까.


◇협력과 경쟁의 새 정치학 =두 사람의 정치적 동맹 관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 대표와 서울시장으로서 정치적으로 부딪힐 사안도 없을뿐더러 기존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공생하는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공생 관계는 이어졌다. 안 대표의 최측근들이 박 후보 캠프로 대거 이동해 직접 도왔다. 지난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협상을 이끌었던 안 대표의 측근인 하승창 전 안철수 대선캠프 대외협력실장이 선대본부장격인 총괄팀장을 맡은 데 이어 금태섭 대변인은 2011년에 이어 이번 선거에도 박 캠프로 합류했다.

관련기사



박 시장도 안 대표가 광주시장 전략 공천으로 당내 비판여론의 중심에 섰을 당시 안 대표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가 많이 힘들겠지만 충분히 이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믿고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는 분"이라고 응원을 보냈다.

이 같은 정치적 동맹 관계가 가능했던 것은 우선은 서로 다른 정치 목표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2011년 당시 박 시장이 서울시장 당선을 1차 목표로 삼고 달린 반면 안 대표는 아름다운 양보를 통해 대권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재도 안 대표는 제1 야당 대표로서 당내 리더십 구축과 대권 후보로서의 역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 박 시장은 성공한 서울시장과 행정경험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관측이다.

◇차기대선에서도 협력관계 이어질 까=그러나 두 사람은 최종 정치 목표인 대권 도전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대선이 예정된 2017년에도 이 같은 정치 동맹이 이어지면서 안철수·박원순의 새 정치학이 완성될 수 있을까.

안 대표는 2011년 박 시장에게 양보하고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한 만큼 더 이상의 양보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도 시장 임기를 채우지 않고 대권에 도전하게 되면 안 대표에게 양보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만일 박 시장이 대권 도전을 선언한 뒤 안 대표에게 후보직을 양보하게 되면 '한번 양보하고 한번 되돌려 받는 구태 정치'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구도로는 야당 후보의 핸디캡을 극복하기도 어렵고 권력을 놓고 주고받는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도 1월 한 라디오 방송에서 2011년의 양보와 관련, "기존의 정치 문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정치를 위한 정치, 자리를 위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양보를 주고받는 것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면 협력이 아니라 본격적인 경쟁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박 시장이 차기 대선에 도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약속대로 임기를 모두 채우면서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안 대표에게 대선후보직을 양보하는 모양새를 연출할 수 있다. 특히 이 경우 두 사람의 행보는 기존 정치개념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협력으로 비쳐지면서 '윈-윈'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더 길게 보면 박 시장이 차기는 안 대표에게 대선후보직을 양보하고 차차기를 노릴 수도 있다. 즉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해 성공하면 2022년 6월 임기를 마치고 자연스레 그해 12월의 차차기 대선에 뛰어들 수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