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환자 절반 초기증상… 인식부족으로 오해 많아심한 가슴통증이나 요통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근육통이나 디스크가 아니라 피부병의 일종인 대상포진이라고 진단할 때 대부분의 환자는 당황한다. 그러나 일부 질병은 실제 증상과는 연관되지 않아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이처럼 대상포진은 첫 증상이 다른 질환으로 오해 하기 쉬워 전문의들조차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강북삼성병원 김계정(피부과) 교수는 지난 2년 간 대상포진으로 진단 받은 환자 1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0%가 처음에는 심한 가슴통증이나 허리통증이 와 담결림이나 디스크를 의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병원을 찾게 된 이유도 50%가 통증이 심해서, 45%가 피부질환이 심해서 방문했다고 답변해 대상포진 환자의 50% 이상이 처음에는 다른 과목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식도 조사에서는 70% 이상이 진단 받기 전에는 몰랐던 병이라고 답변했으며, 특히 주요 증상 중의 하나인 흉통이나 요통이 발생한다는 것은 대부분 몰라 관련 질환에 대한 올바른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세가 나타난 후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소요기간은 60%가 3일 이상 걸렸다.
이처럼 대상포진의 진단이 어려운 것은 환자의 절반 정도가 처음에는 피부질환 없이 흉통이나 요통이 나타나다가 3~5일 이후 통증 부위에 붉은 반점이나 띠 모양의 물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피부에 물집과 반점이 생기면서 신경염증으로 통증을 유발한다. 어린이에게도 나타나지만 주로 40대 이상이 많은데 과로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신체저항력이 약해질 경우 바이러스가 갑자기 증식 되어 신경과 신경이 분포하는 피부까지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많이 나타나는 부위는 몸통이나 둔부. 증상은 절반 정도는 처음부터 띠 모양의 물집이나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이 부위에 통증이나 작열감을 느낀다. 나머지 50%는 처음에는 가슴부위의 흉통이나 요통증세만 있다가 3~5일이 지나면서 통증 부위에 띠 모양의 물집이나 붉은 반점이 생긴다.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은 경우에 따라 산통에 비유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치료법은 주요인이 신체 저항력이 약해진 것이기 때문에 면역력의 강화를 위해 최대한의 안정을 취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치료에 돌입하면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우선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바이러스 증식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한다. 통증이 무척 심하기 때문에 통증완화를 위해 진통제를 투여하거나 신경차단요법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붉은 반점이나 물집과 같은 피부질환을 치료한다.
대부분 한 달 이내 치료가 되지만 10~20%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후유증으로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통증이 계속되므로 후유증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통증이 심하고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할 때는 입원이 필요하다. 환자의 20%가 입원치료를 받는다.
때로는 얼굴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눈 주위에 물집이 발생하면 시력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계정 교수는 "대상포진은 노인인구의 증가로 점차 늘고 있다"며 "초기에 잘 치료하면 대상포진 후 발생하는 후유증인 신경통을 줄일 수 있으므로 후유증 최소화를 위해서라도 조기 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무리한 생활 후 저항력이 약해져 있을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불규칙한 생활을 연속적으로 해야 하는 직종이라면 나이가 들수록 대상포진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박상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