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초부터 북ㆍ중관계는 나선ㆍ황금평 경제특구에 대한 기대감으로 출발했다.
양국의 경제협력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UN)의 추가제재를 앞둔 상황에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8일 평양에서 북중 경제ㆍ무역ㆍ과학기술협조위원회 제7차 회의를 갖고 '경제기술협조에 관한 협정'과 나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경제구 관리위원회 사무청사 건설과 관련한 문건을 조인했다. 두 나라의 경제무역회의는 2년만에 재개됐다. 2005년 3월 처음 개최돼 2009년 12월까지 후속회의가 열리다 지난 2009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중단됐었다.
경제무역회의 개최 소식과 함께 나선ㆍ황금평ㆍ위화도 지역에 중국 상무부가 70여명의 공무원들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 파견된 중국 공무원들은 지린성 정부 산하 상무청 직원으로, 지린성 상무청은 중앙부처인 상무부의 하부조직이다. 지린성 소속 공무원들이 북한으로 건너갔지만 실제로는 중앙정부 차원의 파견인 셈이다.
북ㆍ중 관계에서 나선, 황금평ㆍ위화도 지역이 주목을 받는 것은 김정은 체제 이후 북ㆍ중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이 지역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시작돼 지지부진하던 이 지역 개발에 대해 양국은 지난해 8월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한단계 진전된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북한의 바람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중국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설득해 투자를 이끌어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연초 경제위원회 회의와 공무원 파견에 대해 중국 관영 언론은 잠잠하다. 하지만 중국내 전문가들은 한ㆍ중 지도부 교체 이후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12월12일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UN 추가 제재의 결론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의 이 같은 접근방식은 제재가 있다 하더라도 북한의 개방에 대한 중국의 지원은 변함이 없을 것이란 보증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북한은 중국의 자본을 이용해 북한판 동서대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나선은 원재료 공업, 장비 공업, 하이테크 신기술 산업, 경공업, 서비스업, 고효율의 현대 농업 등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북한의 선진 제조업 기지로 육성한다. 또한 나선을 동북아, 세계 물류 중심 및 지역 여행의 중심지로 키운다. 황금평ㆍ위화도는 정보 산업, 여행·문화·창의 산업, 현대 농업, 의류 가공업을 중심으로 개발해 점진적으로 지식 집약형 신흥 경제지구로 육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