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이렇게 펀치가 세다니

제4보(55~62)


후수지만 흑55, 57로 따내고 보는 것이 프로의 감각이다. 달리 둔다면 참고도1의 흑1로 두는 정도인데 그것이면 백은 불문곡직 백2로 잇고 볼 것이다. 흑은 3에 두고 살아야 하는데 백4, 6이 선수. 흑7로 두면 사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이런 식으로 웅크려야 하는 흑의 신세가 말이 아니다. 기훈에도 나와 있지 않는가. ‘쌈지 뜨면 지나니’ 웅크리고 조그맣게 사는 것을 쌈지 뜬다고 한다. 백58로 한껏 다가간 수는 아마추어들이 기억해둘 만한 수법. 백그라운드가 든든할 때는 이런 식으로 한껏 다가가는 것이 요령이다. 여기서 잠시 뜸을 들이던 구리. 흑59로 머리를 내밀었다. 부분적으로 행마의 틀이긴 한데 지금은 그 착상에 문제가 있었다. 백60, 62의 직격탄을 얻어맞게 된 것이다. “정신이 번쩍 났다. 2단밖에 되지 않는 상대가 이렇게 펀치가 세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구리의 국후 고백. 그는 박정상에 대하여 너무 모르고 있었다. 1984년생으로 구리보다 1년 연하인 박정상. 흑59로는 참고도2의 흑1에 씌우는 것이 이 경우의 행마였다. 백은 2에서 8가지 추궁하겠지만 흑도 9로 좌변을 장악하면 충분하며 이것이었다면 승부는 이제부터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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