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마당을 나온 암탉' 제작 심재명 명필름 대표 "애니 발전 촉매역할 TV용 제작도 검토"

영화계는 올해 한국 영화의 최대 수확물로 국산 애니메이션'마당을 나온 암탉'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 영화는 그동안 여럿 나왔지만 국산 애니메이션이 100만 관객을 넘긴 것은 이 영화가 처음이다. 게다가 그 곱절인 200만 명까지 넘겼으니 매일 새로운 영화사(史)를 쓰고 있는 셈이다.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영화 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48ㆍ사진) 대표는 "100만부 베스트셀러인 좋은 원작, 애니메이션 전문기업인 오돌또기의 전문성, 명필름의 노하우 등 여러 요소가 다행히 잘 맞아떨어졌다"며 어렵게 성공시킨 애니메이션에 대한 소회를 피력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이정표를 세운 심 대표는 '마당…'이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성장에 커다란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마당…'의 중국 개봉이 각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마당…'은 오는 30일부터 중국 3,000여개 극장에서 개봉돼 중국 시장 진출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게 된다.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는 빠른 속도로 덩치와 질을 키워오고 있는 중국으로부터 강한 위협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인 만큼 진입 장벽이 높은 중국 시장에 국산 애니메이션 최초로 개봉하는 '마당…'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변에서는 명필름측에 이번 기회에 TV용 시리즈도 만들어줄 것을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심 대표는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마당…'을 국내 애니메이션 한 작품의 성공이 아니라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을 견인할 촉매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또다른 애니메이션에도 재도전할 의사와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마당…'은 제작 기간만 무려 6년이 걸린 심대표의 열정의 산물이라는 얘기가 자자하다.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조용한 가족'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귀에 익숙한 작품들을 성공시켜온 명필름의 수장이 척박한 국산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한 편을 놓고 장고하며 고비마다 마음 졸여왔던 것이다. 심대표는 국산 애니메이션이 성공하게 된 데 대해 종사자들에게 고마움을 돌렸다.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200만 관객 돌파는 일반영화 1,000만명 이상의 값어치가 있어요. 제 영화인생에서도 의미가 크지만 역시 가장 큰 공로자는 힘든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길을 걸어온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 종사자들과 그들의 땀이라고 봅니다." 심대표는 영화 제작자를 '중개자'라고 낮춰 표현했다. 영화계에서 제작사는 투자자와 감독, 배우, 스태프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엮어서 그들에게서 최고의 기량을 뽑아내 작품을 완성해내는 핵심역할을 맡는다는 것. 1995년 명필름을 설립한 뒤 지난 16년간 충무로를 대표하는 영화인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심대표는 "한국영화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한 제작자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본인 영화 인생의 미래를 다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