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산은 1조4,000억 적자 … 예상보다 40% 급증

STX 대손충당금ㆍ대우건설 부실 제외하면 5,000억 흑자


산업은행이 지난해 1조4,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알려진 예상 손실 규모 1조원보다 40%가량 늘어난 것으로 '쇼크 수준'이다. 산은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0년 외환위기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부행장 등이 참석한 임원회의에서 지난해 산은이 약 1조4,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내용의 가결산 자료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이 산은이 1조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언급은 여러 차례 했지만 구체적인 당기순손실 규모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홍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지난해 가을 국회 국정감사서 1조원대의 적자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었는데 (실제) 그 수준에 달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2000년 외환위기 영향으로 1조3,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낸 이후 1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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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이후 2012년까지 매년 5,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의 순이익을 거뒀다. 특히 2010년 이후엔 3년 연속 1조원 안팎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STX그룹의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대출금이 회수되지 않을 것에 대비한 자금) 적립 증가와 대우건설 부실이 겹치면서 산은은 1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게 됐다.

산은은 올 상반기 STX그룹이 자율 협약에 들어가면서 부실대출이 늘어나 대손충당금과 회사채 손실 등으로 8,0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떠안았다. 상반기 10개 은행계 금융지주회사가 적립한 대손충당금 1조2,000억원의 60%가 넘는다.

산은이 최대주주로 있는 대우건설의 영업권 감액도 당초 예상보다 적자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대우건설은 매년 9월 말을 기준으로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영업권 가치 등을 평가받아야 한다. 대우건설은 계속된 건설업황 악화, 주가 하락과 최근에 분식회계 논란까지 겹치면서 영업권 감액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만큼 산은의 자산 손실로 이어져 당기순이익에 그대로 반영된다. 지난해 산정된 대우건설의 회사가치 약 3조3,000억원 중 영업권은 5,760억원 정도다.

실제 가결산 결과 STX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과 대우건설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차지하는 금액은 약 1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TX 부실과 대우건설 손실을 제외하면 산은은 오히려 지난해 5,000억원 안팎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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