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전문업체 가트너는 최근 만물인터넷 시대의 도래를 발표하면서 2020년께 세계의 모든 기업이 정보기술(IT)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경제가 디지털화되는 패러다임 속에서 IT 산업은 특정 분야의 기업만 고민해야 할 부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 세계의 IT 산업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갖추지 않으면 더 이상 IT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IT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선행돼야 할 요소가 있지만 그 중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의 육성은 소프트웨어 산업을 넘어 진정한 IT 강국으로 나아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과거 전통적 경제성장 때와는 달리 IT 산업이 모든 산업 영역을 포괄적으로 이끌면서 이제는 특정 대기업만으로는 세계 IT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기 때문에 각각의 전문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강소기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이다.
현재 전세계 소프트웨어의 시장 규모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반도체·휴대폰·자동차 산업을 모두 합한 1조3,000억달러에 이르는 만큼 소프트웨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중소 규모의 소프트웨어 기업은 경쟁력 있는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에 큰 한계가 있었다. 대표적인 이유로 꼽히는 것이 바로 낮은 소프트웨어 유지보수율이다.
대기업과 동반진출 성공률 높아
중소기업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는 대형 외국 기업에 비해 유지보수율에서 '불이익'을 받아왔다. 국내 시장에서 미국·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외산 소프트웨어 유지보수율의 경우 20%대인 반면, 국내 업체는 8~10% 선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수익성 악화와 인력 부족 등으로 기업 성장에까지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최근 유지보수율 현실화와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으로 인해 업계에서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현재 8% 수준의 소프트웨어 유지보수율을 올해 평균 10% 인상하고 오는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15%까지 인상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처럼 공공기관의 국산 소프트웨어 유지보수율 인상이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분위기가 향후 민간 영역으로 파급되면 이는 곧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의 경쟁력 향상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또 소프트웨어 혁신전략 등 소프트웨어 업계에서의 강소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적극적인 정부의 의지가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며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탄력을 받고 있긴 하지만 기업들은 아직도 정부 및 산업의 실행력 있는 지원이 절실하다.
아울러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 차원에서의 노력도 필수적이다. 과거 국내 IT 기업의 해외진출 실패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단일 기업의 해외진출은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우수한 국내 기업 간 기술 및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러하다. 총 1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그룹웨어 시장은 외산 솔루션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티베로 등 국내 일부 관련 기업들도 세계시장을 노리고 그룹웨어 결합 솔루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술·인력 육성 등 실질적 지원을
국내 대기업들의 국가 대표 솔루션을 통합해 기존 외산 솔루션 대비 경쟁력 있는 순수 국산 그룹웨어 결합 솔루션들로 짜여 있다. 이처럼 회사 혼자서는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 간 협력이 이뤄지면 그 시너지는 엄청나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는 말처럼 기업 차원의 상호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늘, 누구나 얘기하듯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함께 수반돼야 한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의 성공과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꾸준한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산업발전을 위한 다양한 법적지원 및 제도 현실화, 그리고 전략적 제휴를 통한 세계시장의 확보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전략 마련으로 대한민국이 다시금 'IT 강국 코리아'의 대열에 올라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