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인의 癌] <17> 담낭암

담석·비만·고혈압이 발병 원인<br>환자 40%가 황달증세·오른쪽 윗배 통증도…<br>조직검사 힘들어 종양의심 땐 수술 바람직

담낭암은 남자보다 여성들이 3배정도 많이 발생한다.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비만과 고혈압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담낭암(膽囊癌ㆍGallbladder Carcinoma)은 쓸개에 생긴 악성 종양이다. 간에서 담즙이 만들어지면 담낭에 일시적으로 보관되었다가 식사를 하면 담낭이 수축되면서 이곳에 모여있던 담즙을 짜서 장으로 보낸다. 장으로 흘러 나온 담즙은 음식물과 섞이면서 소화를 돕는다. 이처럼 담즙이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장소에 생기는 담낭암은 흔히 발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단 발생하면 다른 암과는 예후가 훨씬 좋지않아 의료진이나 환자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연령상으로는 60~70대에 많이 나타나고 남성보다 여성이 1대3 비율로 많다. 원인은 서양인의 경우 80% 정도가 담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담낭암 환자의 30% 정도만이 담석이 발견돼 또 다른 양상을 보인다. 분명한 것은 담낭담석은 담낭 벽의 석회화 등을 초래해 암을 유발하는 주 요인이다. 비만과 고혈압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인 사람이 미국암학회 유제니어 칼레 박사. 그는 비만이 심장병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담낭암은 물론, 췌장암 자궁암 신장암 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지방세포가 암 발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특정 세포의 무한증식을 유발하는 단백질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생활환경과 평소 먹는 다량의 고춧가루가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부 암 전문가들은 1970년대부터 칠레에서 담낭암이 꾸준히 증가되는 원인을 추적해 왔는데 그 결과 담낭암의 경우 다른 환자에 비해 사회-경제적인 지위가 낮고, 담석증 병력이 더 길었으며 고춧가루 섭취가 많았다는 것이다. 반면,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섭취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칠레대학 이반 세라 박사팀이 114명의 담낭암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인데 궁핍한 생활환경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6배, 다량의 고춧가루 섭취는 발병률을 3배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초기에 알게 되는 것은 암 자체의 증상보다는 담석이 말썽을 일으켜 복통이나 담낭염 때문에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담석으로 인해 담낭을 절제하다 보니 떼어낸 담낭 일부에서 우연히 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흔하다. 약5~6년간 담석증으로 고생을 했던 환자가 암으로 진단 받는 사례도 있다. 환자의 40%는 황달이 나타나는데 조기에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하다. 황달증세가 있는 환자는 담관이나 간 등으로 암이 퍼졌을 확률이 높고, 오른쪽 윗배 부위에 복통을 느끼기도 한다.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거나 애매하기 때문에 조기진단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만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을 통해 담낭에 혹이 발견되면 암을 의심할 수 있다. 다른 부위에 발생한 암은 조직검사를 통해 좀더 신중하게 진단할 수 있지만 담낭암은 조직검사가 힘들다. 따라서 진단방사선 검사를 통해 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 없이 수술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진단과 함께 수술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 외에는 어떠한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론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진단을 받은 환자 중 80% 이상은 암이 주위로 퍼진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을 할 수 없다. 담낭은 절제 후라도 재발하는 일이 많다. 궁극적으로 담낭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 전체를 놓고 봤을 때 3~5% 정도가 재발 없이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