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작은 일의 소중함

홍성균 <신한카드 사장>

재미있는 사례나 통계 등으로 비즈니스에 필요한 덕목을 알기 쉽게 설명한 ‘세스 고딘 보고서’라는 책이 있는데 그 앞부분에 월트디즈니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월트디즈니라는 거대한 회사는 창업자인 월트 디즈니가 만화의 이미지를 만드는 일부터 청결상태 점검까지, 작은 것 하나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덕분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몇 해 전 직원 몇 명과 서비스 우수업체의 실태파악을 위해 일본 디즈니랜드에 간 적이 있다.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데도 떨어진 휴지 조각 하나 없다는 게 신기하다 못해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휴지를 구겨버려봤다. 그런데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하고 관람객을 즐겁게 해주는 마스코트 인형들이 어디선가 나타나 눈 깜짝할 새에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아닌가. 작은 것으로 볼 수도 있는 청결이 그들에게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하고 큰 일도 많은데 사소한 것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디즈니는 작은 것이 완벽할 때 결과 역시 완벽해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위대한 제국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작은 일은 별로 가치가 없는 것, 때때로 무시해도 되는 것으로 혼동하지만 작다고 생각하는 일 중에는 선택적으로 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도 많다. 회사의 경우를 보더라도 많은 조직원들은 회사의 발전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비전과 같이 거창한 일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반면 지속적ㆍ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일들에 대해서는 작은 일이라 해서 하찮게 생각하거나 소홀히 다룬다. 내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신한은행의 예를 보면 투명한 경영(bank of disclosure)이라든가, 이익의 사회환원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bank of community) 등의 앞선 경영전략을 이미 20여년 전부터 견지해왔다. 신한은행이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은 이러한 경영전략 등 ‘큰 일’을 잘 수행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친절ㆍ미소ㆍ편안함 등 언뜻 보면 그다지 중요치 않은 ‘작은 일’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고객 만족을 최대화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한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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