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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문제 연구 기관인데 기득권 위해 파업하다니…"
정부 출연 노동硏 노조 극단선택에 비난 봇물
서민우 기자 ingaghi@sed.co.kr
합리적인 노동정책 개발과 노동문제에 관한 국민인식 제고를 위해 설립된 한국노동연구원이 14일 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예산의 절반 이상인 147억원을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노조가 불합리한 기득권 유지를 위해 한달 이상의 장기파업을 선언한 데 대해 노동계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노동연구원 내 석사급 이하 연구원들과 행정직 6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공공노조 한국노동연구원지부는 이날 박기성 연구원장의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며 국정감사가 끝나는 오는 10월24일까지 장기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상호 한국노동연구원지부장은 "경영진이 지난 2월 일방적으로 단협 해지를 통보하고 단체협상 갱신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박 원장은 단 한번도 협상장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이달 9일 교섭 때도 교섭권을 위임한 노무사와 나타나 10분 만에 회의장을 나가버렸다"며 파업의 책임을 경영진 탓으로 돌렸다.
이에 대해 김주섭 노동연구원 연구관리본부장은 "박 원장은 당시 다른 일정이 있어 오랜 시간 참석하지 못하겠다며 노조 측에 양해를 구했지만 노조 측이 이에 발끈하며 협상장 분위기를 험악하게 몰고 갔다"며 반박했다.
노사 양측의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불성실 교섭이지만 속내는 사측의 인사ㆍ경영권을 침해한 단협에 대한 개정 여부다. 이 연구원 단협에는 ▦원장 및 주요 보직자가 인사위원회 및 연구심의평가위원장이 될 수 없으며 ▦원장이 석사급 연구원과 행정직원을 평가할 수 없고 박사급 연구위원도 최대 18%까지만 평가권을 인정하고 있다.
노동연구원 노조가 설립목적에 어긋나는 사안으로 파업을 강행하자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연구기관의 노조가 기득권 유지를 위해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낸 것은 잘못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노동연구원 노조가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라면 노동연구원의 존립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 폐지론까지 제기했다.
노동법을 전공한 한 교수는 "노동문제를 연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범을 보여야 할 노동연구원이 파업으로 얼룩진다면 어느 누가 노동연구원과 그곳에서 생산된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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