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의료영상시스템 시장 급팽창

지난해 500억서 올 1,200억대 이를듯의료영상디지털시스템인 팩스(PACS : 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고 병원간 정보교류를 위한 시스템표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팩스시장은 99년 11월 팩스시스템에 의료보험수가가 적용되면서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99년 이전에는 전무했던 국내 팩스시장은 보험수가적용 이후 급속히 성장해 지난해 500억원대 시장을 형성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1,000~1,200억원, 내년에는 2,000억~3,000억원 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팩스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99년 3~4개에 불과했던 팩스관련업체도 급격히 늘어나 현재는 10여개 업체가 팩스를 공급한다. 마로테크, 메디페이스, 레이팩스 등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메디컬스탠다드, 대성메디텍, 테크하임, 인포메드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90년대 초반부터 팩스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선진국에서는 GE, 아그파, 지멘스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언어의 호환성과 가격문제로 아직은 활동이 미미한 상태다. 마로테크는 94년 설립된 회사로 서울대학병원과 산학협동으로 팩스를 개발해 대형병원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노원을지병원, 국립암센터 등에 팩스를 설치해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4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디페이스는 94년 설립된 메디슨연방의 계열사. 지난해 32개 중소병원을 상대로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경희의료원, 이대목동병원 등 대형병원과 수출위주로 사업을 전개해 상반기 130억원 매출을 올렸으며 예상매출액은 350억원에 이른다. 레이팩스는 삼성SDS에서 94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4월 독립한 벤처기업. 개발초기단계부터 해외수출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해 지난해 말부터 영업에 들어갔다. 미국 APIMG등 4곳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다음달에는 추가로 2곳과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보여 올해 300억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벤처기업 위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팩스시장이 최근 과열경쟁 양상을 보이면서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팩스관련업체들이 급증함에 따라 병원들이 팩스업체에 가격인하를 요구, 하드웨어의 질적하락이 우려되고 업체의 수익구조도 왜곡되고 있다. 병원측은 팩스시스템을 설치하기만 하면 보험수가를 받게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싼 가격에 팩스시스템을 설치하려고 하고, 업체들은 계약을 따내기 위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결국 국민의 건강을 위한 의료인프라가 질적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고, 일부 업체들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할부대금지급 방식도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시스템간 호환을 위한 표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통일된 표준규격은 없지만 세계방사선계에서는 DICOM, HL7, IHE 등이 표준규격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이 표준들을 지키지 않고있는 것이 현실. 서로 다른 팩스시스템이 상호 연동하기 위해서는 표준규격준수가 필수적이므로 향후 병원간 시스템연동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미국의 FDA승인, 유럽의 C마크를 획득하기 위해서도 표준규격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팩스업체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과열경쟁이 시장활성화에 도움이 됐지만 장기적으로 진행되다 보면 결국 업체들이 도산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표준화와 과당경쟁방지를 위한 업계의 합의도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팩스(PACS : 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란 엑스레이, CT, MRI 등의 필름을 디지털화해 컴퓨터화면으로 증상을 판독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으로 '필름없는 병원'을 가능케 한다. 필름 처리 관련 비용 및 시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고, 네트워크를 이용한 병원간 정보교류를 통해 효율적으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다. 김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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