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호아시아나 "4조~5조 유동성 추가확보"

고강도 자구… 시장 불신 씻을지 관심<br>비핵심 자산 사실상 모두 팔아 "현금확보"<br>재무구조 개선 성공땐 신규차입등 숨통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마련한 유동성 확보 방안은 그룹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룹 내 비핵심 자산을 사실상 전부 처분하는 고강도 자구책을 만든데다 오너인 박삼구 회장이 직접 현금 확보를 위해 나섰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제 이번 자구 방안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마무리해 시장에 만연한 불신을 씻어낼 수 있을지다. 계획한 현금 확보에 성공할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신규 차입 등에 숨통이 트여 선순환의 길을 찾을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게을리할 경우 2차ㆍ3차 자구 방안을 내놓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이 내놓는 공통된 관측이다. ◇왜 유동성 확보인가=금호의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올 초.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이 고유가의 파고 속에서 적자의 늪에 빠진데다 유독 지방 건설물량이 많은 대우건설이 미분양 한파의 직격탄을 맞으면서부터다. 여기에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조건으로 건 ‘풋백옵션’이 또 다른 족쇄가 됐다. 금호는 지난 2006년 12월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8개 금융기관으로부터 3조원가량의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대신 대우건설 주식을 풋백옵션(매도 선택권)을 걸어 담보로 설정했다. 풋백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3만4,000원으로 현재 주가 수준(1만3,000원대)을 감안하면 행사가격에 되사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산술적으로 필요한 금액만 4조1,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대우건설에 이어 최근에는 금호타이어의 풋백옵션 문제까지 겹쳤다. 이 같은 상황들이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직원 이탈설’ ‘세무조사 괴담’까지 흘러나와 설상가상의 형국이 됐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지난달 10일에는 박삼구 회장이 직접 나서 계열사들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 회장은 당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정례 사장단회의에서 “자산과 인력ㆍ비용 등 3개 분야의 생산성을 끌어올려 경영효율성을 높이라”고 특명을 내렸다. 상황을 방치할 경우 시장의 불신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고 보고 사전에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이어 12일에는 그룹 소속 370명의 임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영전략세미나에서 그룹 합동 IR를 통해 시장의 의문을 한꺼번에 풀 것이라고 선언했다. ◇자구 방안 어떻게 이뤄졌나=금호가 이번에 마련한 유동성 확보 방안은 인력 감원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특히 유동성 확보 방안은 현재 그룹이 갖고 있는 현금 이상을 추가로 확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력사인 대우건설과 금호산업ㆍ아시아나항공의 유휴자산을 모두 팔아 현금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워크아웃 당시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불필요한 자산을 이번 기회에 처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대우건설에서만 1조원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미 서울외곽순환도로의 통행권을 팔아 1,20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한 데 이어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주식회사들의 지분을 모두 팔아 현금화하기로 했다. 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특히 4ㆍ4분기로 예정된 금호생명의 상장과 관련, “상장과 함께 지분을 팔 수도 있지만 필요할 경우 그 이전이라도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호생명의 지분 매각을 통해 최소 3,000억원 정도의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에 숨통을 틔우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자구 노력에 덧붙여 금호가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 바로 대한통운의 감자다. 금호는 내년 3~4월쯤 대한통운 주식의 65%에 대해 유상감자를 실시할 예정인데 총 3조6,000억원의 유상감자 대금 가운데 2조원 정도가 대우건설 등 주력사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다행히 고공행진을 하던 유가 상승세가 일단 멈췄고 정부가 미분양 해소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에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을 사전에 마련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이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되찾으면 그룹의 자금 상황도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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