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내 완성차계열 부품사들은 구조조정에 발목이 잡혀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GM계열의 델파이가 대우기전과 ㈜성우 등 7개사, 포드의 비스티온은 한라공조·덕양산업 등 2개사, 독일의 보쉬는 한국보쉬기전 등 5개사를 인수하고 부품 모듈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만도기계의 평택(제동)·문막(조양)·익산(현가)공장, 대우정밀 샤시부문 등도 외국업체에 인수될 전망이다.
대우기전은 샤시, ㈜성우는 에어백, 한라공조는 에어컨, 덕양산업은 운전석 모듈화를 추진하던 대형 부품 전문업체들이다. 특히 덕양산업의 경우 운전석 모듈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국내 기업으로 덕양을 견제할 수 있는 회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외국업체들은 이들을 발판으로 국내 업체보다 한 발 앞서 운전석과 샤시 등 중요부품의 모듈화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 부품사들은 GM·포드 등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어 엄청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은 8개 모듈로 구성되며 샤시와 운전석 모듈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외국사들이 부품시장을 독식할 경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들의 가격횡포·공급차질에 시달리게 되며 신차 개발 정보가 해외로 유출될 위험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부품 모듈화를 준비하고 있는 현대정공·대우통신 등은 연말까지 부채비율 맞추기에 급급해 관련업체 인수에 전혀 나서지 못하고 있다.
현대정공은 샤시 모듈을 현대의 신차 「트라제XG」에 공급하고 있으며 내년초에는 운전석 모듈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정공은 모듈화를 위해서는 기아중공업·기아정기 등을 조속히 합병해야 하지만 부채비율에 걸려 내년까지 모든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또 대우 계열사인 대우통신과 대우정밀 등도 구조조정때문에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업체들이 모듈화를 추진하는 부품사들만 골라 인수하고 있다』며 『외국 부품사들이 먼저 모듈화를 이루면 현대·대우 등 완성차업체들은 이들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