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10여일 남겨두고 각 당의 선거공약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 공약 중에는 ‘득표’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실제로 시행됐을 경우 심각 한 후유증이 우려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총선 공약은 정치권이 심각한 내홍을 앓는 가운데 만들어진 것이어서 시행에 따른 문제들이 충분 히 여과되지 못한 채 발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으로 6회에 걸쳐경제분야를 중심으로 각 당의 주요 공약을 이슈별로 비교해 보고 그와 관련한 문제점을 짚어 본다.
신용불량자
각 당의 신용불량자와 관련한 공약은 크게 채무조정ㆍ탕감, 일자리마련, 제도개선 등으로 요약된다.
한나라당의 경우 1일 발표한 50개의 핵심 총선공약에 ‘신불자’ 대책을 첫번째로 내세웠다. 한나라당은 신불자를 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등록제 폐지 ▦일자리 마련 프로그램 제공 ▦구제기금 모금ㆍ운영 ▦다중채무자를 위한 개인자산관리공사 설립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이강두 정책 위의장은 “이미 신용불량자와 관련한 법안이 모두 마련돼 있다”며 “17대 국회가 개원하는 즉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같은 대 책이 도덕적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가능성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일할 의지가 있는 사람을 구제한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도 신용회복제도를 활성화하고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열린우리당은 신용불량자를 채무금액, 관련금융기관의 수 등을 기준으 로 분석, 실효성 있는 신용회복지원방안을 마련하고 배드뱅크를 통해 신용 회복지원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게 할 계획이다. 또 신용회복 지원과정에서시장경제원리와 자기책임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고 신용정보인프라 구축 등으로 신용사회를 조기에 정착시킨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정세균 정책 위의장은 “제도가 경직돼 있어 불필요하게 신용불량자를 양산시키는 측면 이 있다”며 “선거가 끝나면 합리적으로 조정해서 과다하게 양산된 신용불량자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을 위해 채무자와 채권자의 협의를 통해 최 대 20회에 걸쳐 채무를 상환토록 하는 ‘리볼빙 어카운트’ 제도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노동당은 신불자의 신용회복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채무조정ㆍ탕감 방안 확충과 함께 고금리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보고 있 다.
각 당의 이 같은 신불자 관련 공약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각도 많다. 특 히 재원마련 대책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대부분이다. 일부에서는각당의 선심성 신불자 대책으로 또다시 거액의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임동석 기자 fre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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