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SH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대조되고 있다.
주공의 임대아파트가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서조차 입주자를 찾지 못해 미임대 물량이 쌓여가고 있는 반면 SH공사의 서울시내 재개발ㆍ재건축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수요를 무시한 채 양적 확대에만 치우친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SH공사가 서울시내에서 공급한 임대주택의 평균 경쟁률은 2.53대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10월말 공덕ㆍ관악ㆍ길음 등 서울시내 주요 재개발구역에 대한 19차 공급에서는 평균 3.35대1의 경쟁률로 웬만한 수도권 분양아파트 경쟁률을 웃도는 인기를 끌었다.
반면 주공 임대아파트는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서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주공이 남양주ㆍ용인ㆍ김포 등 수도권 일대에서 공급한 국민임대주택은 총 1만367가구. 이중 2,000가구 정도가 여전히 입주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수도권 국민임대 중 5가구중 1가구가 비어있는 셈이다. 심지어 파주 문산읍의 경우 917가구중 591가구가 미임대 상태인가 하면 인천 논현지구의 2블록은 1,278가구중 720가구가 미달됐다.
지방은 더욱 심각하다. 전북 정읍, 태백 철암등 임대율이 30%에도 못미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주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국민임대는 분양 초기에는 계약률이 낮다가 입주 시기에 계약자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처럼 SH공사와 주공의 임대아파트 청약률이 차이가 나는 이유를 ‘입지’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대아파트는 일반 분양아파트보다 더 ‘직주근접’이라는 입지여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일반적으로 임대 아파트는 외곽이나 지방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서울 지역 물량은 대기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도심형 임대주택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물량이 나올 때마다 관심을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