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시장동향·콜금리동결 배경은행 단기예금 3조이상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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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맞아 고수익을 좇는 부동자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은행 수신은 6개월미만 수시입출식 예금을 중심으로 늘면서 전체수신이 8월중 7조4,662억원 증가했다.
이는 7월의 4조6,130억원 증가보다 증가폭이 훨씬 높아진 것이다. 반면 투신의 수탁고 증가세는 둔화됐다. 7월 13조2,650억원에서 8월에는 5조3,517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
이는 아직 금리 인하의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음은 반증한다.
금융통화위원회가 6일 콜금리 동결을 선택한 이유는 "지난 7, 8월 연속 인하의 효과를 좀더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추경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집행을 기다리는 만큼 지난 7 ,8월의 콜금리 인하 효과가 추경집행과 더불어 실제 어떠한 경기부양 효과를 내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파트 전ㆍ월세가격 상승등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가 더해졌다. 8월중 소비자물가는 가뭄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상승으로 전월대비 0.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집세의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
■ 10월 콜금리 인하전망은
전철환 한은총재는 10월의 콜금리 인하여부와 관련, 추경집행 효과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내리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안 내리겠다는 것인지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3ㆍ4분기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는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 인하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계속 미약할 것으로 예상한 이날 한은의 발표문도 추가 인하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 1%대가 예상되는 3ㆍ4분기 GDP
전총재는 지난달 24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분기) GDP 성장률이 2% 미만으로 추락하는 것은 무슨 수단을 동원해서든 막겠다"고 말했다. 전총재는 이 같은 인식이 정부 경제팀의 공통적인 입장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나 6일 콜금리 동결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전총재의 입장은 다소 바뀌었다. 그는 "경제를 어떻게 정확히 예상할 수 있느냐"며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지라는 것도 상황을 봐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도 말했다.
결국 전 총재의 이 같은 입장선회는 3ㆍ4분기 GDP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7월중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 5.9%를 기록했고 수출 역시 7월은 마이너스 20.5%, 8월도 마이너스 19.4%를 기록했다.
한은이 그동안 줄곧 주장해온 4ㆍ4분기이후의 완만한 경기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총재는 이날 "4분기에 경기가 회복된다해도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다"며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 부동자금 증가세는 지속
8월중 금융시장은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전반적으로 호전된 상태이지만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맞아 고수익을 ?는 부동자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기업보다는 가계쪽으로 은행대출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문제는 은행 수신증가중 언제라도 인출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 예금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7월 마이너스 2조2,149억원에서 8월에는 무려 3조4,649억원 증가로 급반전했다.
한은 관계자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부동산등 고수익을 ?는 시중 부동자금이 수시입출식 예금에 몰리면서 이 예금액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결국 언제라도 고수익을 찾아 빠져나갈 수 있는 예금이 증가한 것이다.
■ 가계로만 몰리는 금융기관 대출
은행들의 기업대출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치는 반면 가계대출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기업대출은 7월 3조4,000억원 증가에서 8월에는 8,000억 증가로 대폭 둔화된 반면 가계대출은 7월 2조4,000억원에서 8월에는 4조2,0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는 은행의 보수적인 자금운용과 함께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기업의 행태가 어울려 나타난 결과로 한은은 해석했다.
한편 가계대출 급증은 전월세 가격상승등 부작용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가계소비를 늘려 침체된 경기를 일으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안의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