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ㆍInternet of things) 시대를 대비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은 사물인터넷 시대를 향해 가고 있고, 사물인터넷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융합산업의 중심에 설 것이기 때문이다.
구글의 최근 행보가 관심이다. 최근 네스트랩스를 인수했다. 더블클릭, 유튜브, 모토로라 모빌리티 등 굵직한 기업을 인수했던 구글이 직원 300명에 매출 3억 달러인 벤처기업을 32억 달러에 샀다. 이유는 차세대 IT산업을 주도할 사물인터넷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네스트랩스는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스마트 온도조절장치인 네스트 써모스탯과 가정용 화재경보기인 네스트 프로텍트를 만든다. 네스트 써모스탯은 집에 사람이 있을 때는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없을 때는 온도를 자동으로 낮춘다. 사용자가 언제 일어나고 언제 집을 나갔다가 들어오는지 파악한다. 결국 구글은 자신의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와 네스트랩스의 기술을 연동시켜 사람의 생활패턴에 맞는 스마트 홈네트워크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전문가는 없다. 가트너 그룹은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10대 전략 기술 중 하나로 사물인터넷을 꼽았다. PC와 태블릿, 스마트폰을 제외한 인터넷 연결 기기 숫자가 2009년 9억대에서 2020년 260억대로 급증하고, 시장규모 역시 3,0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CES에서도 스마트 카, 스마트 가전, 스마트 홈 등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과 제품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IT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실 우리는 이미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버스도착 안내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다. GPS 위치감지기술과 이동통신망을 활용해 버스 도착 예정 시간 등 운행정보를 각 정류소 단말기와 포털 사이트, 스마트 폰 등으로 받아본다.
사물인터넷은 모든 것을 새로운 것으로 탈바꿈시키는 힘을 지녔다. 근본 기술인 무선시스템과 네트워크, 센서만 있으면 기존 산업에 덧붙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가령 자동차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커넥티드 카는 실시간 네비게이션, 주차 보조 기능, 원격 차량제어와 관리 서비스는 물론 이메일 확인과 동영상 보기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돼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를 만든다. 또 차량과 차량간 통신과 차량과 인프라간 통신 등을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전도 가능하게 한다.
의료시스템에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헬스케어도 유망 분야다. 가정의료기기로 측정한 각종 생체신호를 의료시스템에 접속해 분석하고 처방을 내림으로써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스마트 워치, 스마트 글래스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확산과 함께 헬스케어 분야도 크게 성장할 것이 확실시된다.
가전기기에 사물인터넷을 연결한 스마트 가전 그리고 가구, 조명, 자동차, 교통 등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한 스마트 시티, 효율적 에너지 관리를 앞세운 차세대 전력망 스마트 그리드 등도 주목할 분야다.
사물인터넷의 빅뱅이 임박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년 이내 사물인터넷이 시장과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이통사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싱가포르 싱텔, 인도 바르티 에어텔 등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10개 주요 이동통신사와 함께 국가간 원활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브릿지 M2M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KT는 중국 차이나모바일, 일본 NTT도코모와 사물인터넷 관련 공동 서비스 개발을 진행 중이고, LG유플러스는 택시회사, 버스회사, 물류회사의 차량에 센서를 탑재해 차량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글로벌 기업들도 손을 잡았다. 지난 2월 삼성과 구글, 시스코 등 세 회사는 특허를 10년간 무상공유하는 계약을 맺었다. 체임버스 회장은 세 회사의 결단이 사물인터넷 신세계를 펼쳐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사물인터넷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고 인류의 생활방식 자체를 바꾸는 혁명적인 일"이라며 "사물인터넷이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들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 헬스케어 등 여러 분야에서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시에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아무리 잘 나가는 IT기업도 20년 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